농식품부 “닭·오리 AI 감염 위험 고조…차단방역 강화”

by김형욱 기자
2018.12.12 11:00:00

전파 요인 꼽히는 겨울 철새 76만마리 도래
"철새 분변 조사…농가·거점 소독 한층 강화"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방역 당국 직원이 지난 9월7일 충남 당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초동 대응역량을 키우기 위한 가상방역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 위험이 커졌다며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닭·오리 등 가금농가에 차단방역 강화를 당부했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고병원성 AI는 매년 가을·겨울 기승을 부리는 치명적인 가금류 전염병이다. 외국에선 변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사람에 옮아 사망한 사례도 있다. 재작년엔 383건 발생해 3787만마리를 살처분했고 지난해도 올 초까지 22건 발생해 654만마리를 살처분했다.

당국은 올 10월부터 내년 2월을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AI 전파 요인으로 꼽히는 겨울 철새 경보 발령 후 야생조류 분변 조사에 나섰다. 이후 전국에서 고병원성 가능성이 있는 H5·H7형 AI 항원이 32차례 검출됐고 대부분 저병원성으로 확진됐으나 아직 1건은 정밀조사 중이다.



특히 12월과 1월은 고병원성 AI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이 기간이 철새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기간인데다 고병원성 AI 항원 검출 빈도도 가장 높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11월 중순 현재 국내에 약 76만마리의 철새가 도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욱이 겨울 철새 이동 경로인 중국·러시아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 2016년 16건, 2017년 66건에서 올해는 95건으로 대폭 늘었다.

실제 지난해 가금 농가에 첫 고병원성 AI 발생은 한달 남짓 빠른 11월17일이었다. 감염 횟수 역시 12월과 1월이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2010~2018년 가금농가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 925건 중 47%인 436건이 이때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현재 환경부와 함께 야생조류 분변 AI 바이러스 항원 검사 건수를 지난해 9799건(10~12월)에서 올해 1만1350건으로 늘리고 최근 AI가 발생했거나 가능성이 큰 가금농가 1915곳에 각 지방자치단체나 산하기관 소속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산 거점시설에 대한 방역 점검과 소독 횟수도 늘렸다. 특히 인근에 AI 발생 전력이 있거나 자체방역 평가가 미흡한 오리 농가 203곳, 약 300만마리에 대해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사육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13일에는 전국 가금 계열화 사업자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민간 부문의 협조를 당부한다.

오순민 국장은 “가금 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의심될 땐 즉시 전국 일시 이동중지 명령과 함께 방역 베테랑을 현장에 투입해 살처분 등 초동방역을 총괄할 계획”이라며 “농장주도 매일 내·외부를 소독하고 의심 증상 발견 땐 즉시 신고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