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TV토론] 홍준표 '돼지발정제' 사퇴 논란(종합)

by조진영 기자
2017.04.23 22:19:55

안철수 "국격 실추됐다..사퇴해야"
유승민 "피해여성에게 사과한번 없어"
심상정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을 것"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잡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자서전에 쓰인 ‘돼지 발정제’ 이야기로 인해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홍 후보를 ‘성폭력 범죄 모의자’로 규정하고 홍 후보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홍 후보는 KBS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 시작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포문은 심 후보가 열었다. 그는 ‘북핵위기를 주도적으로 타개해나갈 대책이 있냐’는 사회자의 공통질문에 곧바로 답하지 않고 홍 후보를 압박했다. 심 후보는 “저는 성폭력 공모 범죄자를 대통령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홍준표 후보가 사퇴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오늘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홍 후보가 2005년 발간한 ‘나 돌아가고 싶다’ 자서전에는 “우리는 흥분제를 구해온 하숙집 동료로부터 그 흥분제는 돼지 수컷에만 해당되는 것이지 암퇘지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말을 나중에 듣게 되었다. 장난삼아 듣지도 않는 흥분제를 구해준 것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술에 취해 쓰러진 것을 흥분제 작용으로 쓰러진 것으로 오해를 한 것”이라고 친구의 성범죄 시도가 미수에 그친 상황을 설명했다. 홍 후보는 글의 말미에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썼다.

안 후보는 “(홍 후보의) 성폭력 모의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고 외신에도 이미 보도돼 국격이 실추됐다”며 “홍준표 후보는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인이 그렇게 한다면 법을 어기겠다는 말 아니냐”며 “블랙리스트 옹호발언을 포함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는 성범죄 공모에 대해 이제까지 피해여성에게 한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며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유 후보는 ”문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홍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홍 후보가 사퇴하고 나면 선거에서 불리하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해명에 나섰다. 홍 후보는 “45년전 18살때 고대앞 하숙집 있었던 사건”이라며 “친구가 성범죄 기도를 하려고 하는데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끼고 12년 전에 제가 자서전에서 고해성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45년전 있었던 그 사건은 제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가 그렇게 한 것을 못막았다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한번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회 내내 신경전은 계속됐다. 안 후보는 홍 후보와 질문과 답변을 나누면서 ”저는 홍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말했기 때문에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하겠다“며 정면을 응시했다. 이에 홍 후보는 ”이게 무슨 초등학생 토론회도 아니고“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안 후보와 유 후보, 심 후보가 홍 후보에 대한 질문을 자제하면서 마지막에는 홀로 발언시간이 2분여가량 남은 홍 후보가 혼자서 입장을 밝히는 상황도 벌어졌다.

홍 후보를 향한 공격은 막판까지 계속됐다. 유 후보는 ”성범죄 강간미수 범죄의 공범을 대통령으로 뽑아서 되겠냐“며 ”국가 품격과 인권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