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읽어주는 남자]보성파워텍 `물 들어올때 노 젓는다`

by박형수 기자
2016.07.15 14:07:46

반기문 총장 수혜주..총선 이후 주가 급등
유상증자로 468억 조달…시설투자와 차입금 상환대주주측 배정물량 30%만 증자 참여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4.13 총선이 끝나고 새누리당 내에서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차기 대선 후보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꾸준하게 지지를 받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기문 테마주’가 급등했다. 전력 기자재 생산업체 보성파워텍(006910)은 반기문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 부회장이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편승했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로 한달 여 만에 보성파워텍 주가는 5085원에서 1만4900원으로 193% 올랐다. 이 기간 보성파워텍 시가총액은 3560억원 증가했다.

주식 시장에서 이목이 쏠린 가운데 보성파워텍 이사회는 지난 5월20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당일 주가는 16% 이상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보성파워텍은 애초 증자를 통해 683억원을 마련하려 했으나 증자를 결의한 이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최종 468억원을 조달한다. 신주 발행가격은 5850원으로 현재 주가 37%가량 싸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126억원은 전라도 나주에 공장을 신설하는 데 사용한다. 앞서 한국전력공사가 나주로 이전함에 따라 보성파워텍은 지난 4월 나주에 공장 신축을 진행할 계획으로 착공기념식을 열었다. 나주혁신산단에 입주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력변환장치(PCS) 등 에너지산업 부문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보성파워텍 주요 매출처 현황
보성파워텍 매출 가운데 한국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28.5%다. 이어 한국원자력본부(11.5%)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10.8%) 한국남동발전 사업지원처(5.9%) 순이다. 한국전력의 사업전략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한국전력과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거나 치열한 입찰경쟁에서 밀려 수주가 줄어들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한국전력 본사가 있는 나주에 공장을 신설하려는 이유다.



보성파워텍은 은행권에서 총 271억원을 빌렸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 218억원으로 금리는 3.5% 내외다. 만기는 올 9월과 10월 도래한다. 보성파워텍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7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부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액이 감소한 데다 지난해부터 충주에 제3공장을 건설하면서 3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한 결과 현금 자산이 빠르게 줄었다.

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243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하면 매년 발생하는 금융비용 가운데 약 15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대주주 배정 물량의 30% 선 증자 참여

최대주주 임도수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배정받을 신주 가운데 30%가량에 대해서만 청약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는 보유 중인 주식 672만5625주에 대해 신주 142만주를 배정받았다. 42만6480주를 제외한 나머지 미청약 물량에 대해선 신주인수권 증서를 매각했다.

증자가 끝나고 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기존 17.77%에서 15.60%로 낮아진다. 보성파워텍은 최대주주를 제외하고는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개인이나 법인이 없어서 유상증자가 끝난 뒤에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분율이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서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