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통보에 기뻤는데'…취준생 두번 울리는 보이스피싱
by김경민 기자
2016.03.02 12:00:00
| 사기범이 구직자에게 송부한 가짜 금감원 문서(자료=금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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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취업준비생인 씨는 얼마 전 A 업체로부터 취업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구직난에 겨우 받은 합격 통지서라, 회사에서 요구한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등 입사 관련 서류를 별다른 의심 없이 모두 바로 제출했다.
금융감독원 하청업체라는 A사는 불법대출혐의자의 신용조사나 계좌추적을 하고, 해당자로부터 불법자금 회수 업무를 한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 공문서까지 보여줬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월급을 주는 방식이었다. 최 씨가 피해자금을 회수해오면, 건당 30만원 수수료를 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를 수상히 여긴 최 씨가 금감원에 문의한 결과, A사는 보이스피싱 업체였으며 A사가 보여준 공문은 모두 가짜였다.
금감원은 2일 최근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취업을 빙자한 신종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검찰이나 경찰, 금융회사 등으로 속이며 피해자 예금을 특정 계좌로 이체시키는 수법에 이어 최근에는 아예 금감원을 사칭하는 사기꾼까지 등장한 것이다. 일자리를 미끼로 취업준비생을 꼬드겨 개인정보를 불법 탈취하고, 구직자에게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금을 회수해오도록 하는 등 조직원으로 악용하려는 이중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실제 목소리 공개 등으로 보이스피싱 사기 행각이 점점 어려워지자 최근에는 취업준비생을 겨냥한 사기가 늘고 있다”며 “금감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계좌추적 등의 업무를 다른 회사나 법인에 위탁하지 않으며, 관련한 연락을 받으면 반드시 경찰서(112)로 신고하거나, 금감원(1332)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과 경찰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지킴이(http://phishing-keeper.fss.or.kr) 사이트에서 피해 유형과 사기 수법 등을 참고하는 것도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