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죽음의 퍼즐' 구더기 샘플로 풀 수 있을까

by김민정 기자
2014.07.28 13:35:46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시각과 사인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과학수사대(CSI)가 법곤충학을 통해 사망사건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섰다.

전북경찰청 CSI는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유씨의 사망 현장과 시신에서 파리 유충의 번데기 탈피각과 구더기를 채취하고, 현장의 습도와 온도 등 주변 환경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유씨가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숲 속의 추억’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5월 25일 이후 시신이 발견된 6월 12일까지의 유씨의 행적이 묘현한 점, 법곤충학의 역할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당시의 모습이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와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수사당국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시신 발견 시점이 6월 12일이 아닌 이보다 훨씬 앞선 4월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돼 과학적 접근을 통한 의혹 해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전북경찰청 CSI에 따르면 시신에서 주로 발견되는 구리금 파리의 구더기를 기준으로 25도의 기온에서 ‘알-1령-2령-3령-번데기-성충’의 단계를 걸쳐 12일간 성장한다.

이번 사건은 사망 시점과 발견 시점 간의 시간적 차이가 커 어려움이 있지만, 변사 사건 이후 냉장보관된 시신에서 채취한 구더기를 분석하면 더 정확한 사망 시점 추측도 가능하다는 게 전북경찰청 CSI의 판단이다.

한편 2009년부터 법곤충학 연구를 시작한 전북 CSI는 시신에서 발견된 곤충의 종류와 발육 상태를 통해 사망 시간과 원인, 장소를 추정하는 국내 유일의 수사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