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이버먼데이 지출 6%↑ 전망…강한 소비 유지 이면엔?

by김윤지 기자
2025.12.02 08:31:09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지출 142억달러 전망
신중해진 저소득층과 달리 부유층 지갑 열어
AI도 소비로 연결…"궁극의 구매 촉진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사이버먼데이에도 여전히 강한 소비를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더 많은 할인 상품을 찾았음에도 부유층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지갑을 여는 등 소득 계층에 따라 소비 여력이 갈리는 ‘K자형 경제’ 현상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AFP)
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소비 규모는 지난해 대비 6.3% 증가한 142억달러(약 20조 9000억원)로 전망된다. 연말 쇼핑 시즌은 소비자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다음 월요일)까지 미 유통업체들의 대규모 할인 행사가 이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 둔화가 우려됐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강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지출은 전년 대비 9.1% 늘어난 118억달러(약 17조 3000억원), 주말 전체 온라인 소비는 236억달러(약 34조 7000억원)를 기록했다. 어도비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소매 사이트에 방문한 1조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오프라인 쇼핑은 부진했다. 리테일넥스트에 따르면 주말 기간 오프라인 방문객 수가 지난해 대비 5.3% 감소했다.

소비자 리서치 업체 서카나의 마셜 코헨 전략가는 “지출 총액 뒤를 들여다보면 부유층 소비자는 자유롭게 소비한 반면 저소득층 소비자는 월마트, 타깃 같은 매장에서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등 양극화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코헨 전략가는 “지출 금액보다 구매 수량에 주목해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며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은 품목을 고르거나 아예 구매 수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품 소비는 전체 성장률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팬데믹 동안 폭발했던 연말 소비는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어도비에 따르면 2015~2020년에는 온라인 매출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했지만, 지난 5년간은 매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치고 있다.

전미소매연맹(NRF)의 마크 매튜스 수석 이코노미스는 팬데믹 당시 정부의 현금지원에 힘입었던 저소득층 소비가 지금은 가격에 훨씬 민감해졌다고 짚었다. 그는 그럼에도 “최근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과 높은 관세로 인한 저조한 소비자 심리를 고려하면 올해의 소비 성장세는 주목할 만한 수준”이라면서 “실질임금과 가처분 소득 증가 같은 경제 지표는 소비자의 심리적 불안과는 별개로 강하게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심리’가 아니라 ‘지갑’을 기준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헨 전략가 역시 소비자들이 연말에는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이들을 위해 평소보다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은 비교적 제한적이며, 계란·휘발유처럼 필수품 가격 상승과 달리 1년에 한 번 사는 선물 가격 상승에는 소비자들이 크게 민감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인공지능(AI) 기능 확대가 소비자들의 소비로 연결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일즈포스의 카일라 슈워츠 소비자인사이트 디렉터는 “AI는 최종 구매 버튼까지 소비자를 이끄는 궁극의 구매 촉진자”라고 말했다.

어도비는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지출의 절반 이상이 전자제품, 의류, 가구 세 가지 카테고리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AI 기반 트래픽이 지난해 대비 6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