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 폐배터리 시장 뜬다"..배터리 재활용 사업 진출 봇물

by하지나 기자
2023.08.08 14:32:41

LG엔솔, 화유코발트와 합작사 설립
내년말 가동..난징 배터리 공장에 공급
삼성SDI·SK온·포스코·두산도 사업 추진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기차 보급 확대로 폐배터리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2040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8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시장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한중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이 중국 내 세워지는 건 처음이다.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스크랩을 처리하고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前)처리 공장,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後)처리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올해 본격적인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예상 가동 시기는 내년 말이다.

여기서 회수된 핵심 원자재는 양극재 생산과정을 거쳐 LG에너지솔루션의 난징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중국 화유코발트,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 설립 계약 체결식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구매담당 한동훈 상무, 화유 리사이클 빠오웨이 CEO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40년 폐전기차는 4227만대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폐배터리 규모는 3339GWh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소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00억달러(약 260조원)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모두 폐배터리 사업에 진출한 상황이다.

삼성SDI는 2019년 천안과 울산 공장에서 발생한 불량품이나 폐기물을 회수해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삼성SDI는 국내 폐배터리 선도 기업인 성일하이텍의 3대 주주로, 지분 8.79%를 보유하고 있다. SK온의 경우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을 통해 폐배터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 첫 상업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GS에너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전남 광양 공장은 올해 초 가동에 들어서 5월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연간 1만2000t의 블랙파우더(폐배터리를 파쇄한 분말)를 처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폐배터리 사업에 나서기 위해 자회사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설립하기로 했다. 앞서 2021년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실증을 완료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3000t 규모를 처리할 예정이다.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과 영풍도 제련소를 운영하며 얻은 금속 회수 기술을 이용해 폐배터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려아연은 미국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을 검토 중이며, 영풍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건식용융 방식의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시험)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영풍은 내년 건·습식 통합 공정으로 연간 2만t 규모의 상용화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