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성적표' 받은 카카오 "AI 투자는 더 늘린다"(종합)

by김국배 기자
2023.05.04 13:10:22

1분기 영업이익 55% 급감…분기 영업익 1000억원 밑으로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부진, 데이터센터·AI 투자 확대 등 영향
AI 투자 강화 기조…"하반기 KoGPT 2.0 공개"
"카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 매출 최대 3배 늘 것"
포털 '다음' 떼내 별도 CIC 설립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카카오(035720)가 광고 시장 불황과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 투자 증가 여파로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하로 떨어지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7403억원, 영업이익 711억원을 거뒀다는 잠정 실적을 4일 발표했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은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나 줄었다. 증권가 전망치를 하회한 것이다. 이날 사내 독립법인(CIC)으로 분리하겠다고 밝힌 포털 사업이 포함된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27% 감소했다.



‘어닝쇼크’의 원인은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주력 광고 상품인 비즈보드(카카오톡 배너 광고)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으로 인프라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I, 클라우드, 헬스케어 등 신성장 동력 투자가 증가한 영향도 받았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프라 비용과 시설 투자(CAPEX) 증가로 감가상각비 부담이 증가했고, AI 등 뉴이니셔티브(신사업)에서 예상보다 많은 투자가 진행되면서 다소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날 손익 개선 차원에서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면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는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연초만 해도 신사업에서 나는 손실을 줄여나가겠다는 기조를 유지했지만, 예상보다 AI가 가져오는 변화가 크자 ‘빠르고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한 것이다. 배 대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투자가 올해 더 확대될 예정이고, 뉴이니셔티브 사업 연간 영업손실이 3000억 수준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 AI 투자 비용이 정점에 이른 뒤 내년부터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당장 오는 15일에는 포털 다음 사업을 분리해 ‘다음 CIC’를 설립한다. 대표는 황유지 현 다음사업부문장이 맡는다. 일각에선 매각 수순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카카오는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의 파라미터(매개변수) 수와 데이터 토큰 규모를 늘려 하반기 공개하고, 이달 안으로 이미지 생성 AI ‘칼로 2.0’를 내놓을 예정이다. 3분기에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의료 영상 기반 판독문 생성 AI 서비스 ‘AI 캐드’ 데모 서비스를 출시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어느 한 회사가 AI 세상을 통일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여러 플레이어가 생성 AI를 선보이며 다극 체제가 될텐데 한국어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도 협력해 카카오가 강점을 갖고 있는 채팅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며 AI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하반기에는 카카오톡 개편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다. 카카오는 이달 중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인 ‘뷰’ 탭 대신 오픈채팅 탭을 전면 배치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오픈채팅 탭이 뷰 탭을 대체하면 직접적으로는 뷰 탭에서 발생하던 (광고) 매출이 2.5~ 3배 정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수만 명이 가볍게 소통할 수 있는 신규 채팅 기능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