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4.01.09 15:04:4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건설사들의 주가가 도통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현대건설(000720)만이 나홀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건설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매수’를 외치고 있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3.21% 오른 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부터 사흘 연속 상승세를 키워 6.46% 올랐다. 최근 건설사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 우려에 집단 하향세를 보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에 대한 증권가의 믿음이 깊다. 증권가는 현대건설이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된 강점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불황에도 유일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저가 수주에 따른 해외 손실 우려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 진출 이후 원가율 상승으로 대손이 발생하고 유동성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때문에 수주가 줄어들고 이는 다시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반면 현대건설은 201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면서 외려 치열한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1년 저가 수주 경쟁에 나선 것이 건설사 원가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다”며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편입으로 수주에 참여하지 못하며 저가 수주의 악순환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또 다른 강점은 수주 지역을 다양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에서 저가 수주의 근원지인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2012년만 해도 중동이 절반에 달했지만 다른 지역을 개척하면서 비중동 비중을 확대했다.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지역이 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 26%, 중남미 18% 등이다.
올해 수주 실적에 대한 기대도 남다르다. 8일 현대건설은 현대로템과 함께 호주 힐사이드 구리광산 정광 생산 플랜트 공사에 대한 초기 설계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약 규모는 400만달러로 크지 않지만 먼저 설계를 수행하면 나중에 본공사를 설계·구매·시공(EPC)까지 추가로 수주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신규수주가 총 21조원으로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21조9000억원 정도를 달성할 것”이라며 “특히 1·2분기 낙찰을 앞둔 중동, CIS, 중남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고려했을 때 신규수주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힘입어 건설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외 저수익 공사를 올 1분기에 마무리짓고 국내 미분양과 미착공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를 줄일 것”이라며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356억원, 내년 1조845억원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