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가 돈 함부로 써" 꽃 사온 아들 때린 계모, 항소심도 '실형'

by김혜선 기자
2024.09.25 11:54:39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생일선물로 꽃바구니를 사온 아들을 쇠자로 때리는 등 초등학생 형제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40대 계모와 친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수원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김행순 이종록 홍등관)는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를 받는 계모 A씨와 친부 B씨에게 원심과 같은 각각 징역 4년과 징역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경기도 주거지에서 초등학생인 형제 C군과 D군을 23차례에 걸쳐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C군이 자신의 생일선물로 꽃바구니를 사오자 ‘어린애가 돈을 함부로 쓴다’는 이유로 쇠자로 손바닥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밥을 먹을 자격이 없다’며 C군과 D군에 밥을 먹지 못하게 하고, 폭행으로 몸에 멍이 들면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성탄절 전날 밤에는 형제들을 집에서 내쫓기도 했다.



친부 B씨는 A씨의 상습적인 범행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함께 자녀들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범행은 형제의 연락을 받은 고모부가 112에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학교에서도 형제의 몸에 멍이 있는 등 아동학대 정황을 의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심에서는 “피고인들 행동은 정당한 훈육이라고 볼 수 없고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변명에 급급한 모습은 피해 아동에게 한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에 징역 4년을, B씨에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 판결에서 양형조건을 변경할 요인이 없다”며 “피해아동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이는 현재 자신들을 돌보고 있는 할머니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지 피고인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대면을 원치 않는 상황에서 이는 자발적인 의사로 보기 어렵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