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폭로 계속하던 유튜버, 결국 생사람 잡았다
by김혜선 기자
2024.06.11 12:13:38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지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 유튜버가 무고한 사람을 밀양 사건 가해자로 지목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유튜버는 영상을 삭제했지만, 피해자는 이미 신상이 공개돼 직장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
앞서 한 유튜버는 지난 8일 ‘밀양 여중생 사건 6번째 가해자 조OO, 당신이 꼭 알아야 할 4가지 사실’이라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 유튜버는 다른 밀양 사건 가해자가 ‘자신만은 다루지 말아 달라’는 조건을 내걸며 조모씨를 가해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지난 10일까지 조회수 100만회를 넘기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가해자로 몰린 조씨는 피해자와 같은 학교에 다녔을 뿐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10일 오마이뉴스는 조씨의 범죄·수사경력 회보서를 공개하고 밀양 사건 당시인 2004년에 범죄·수사 기록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범죄·수사경력 회보서는 실제 기소가 되지 않아도 경찰 수사를 받을 경우 조회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수사 경력 조회’, ‘실효된 형’, ‘소년부 송치 및 보호처분’을 포함해 조회했다고 한다.
조씨는 과거에도 밀양 사건의 가해자로 몰려 고통받았다고 매체에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20년 전 바꾼 휴대전화번호가 공개됐다며 “만일 나를 잘 아는 인물이 제보를 한 거라면 20년 전에 바꾼 새 전화번호를 주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어 “나도 뉴스를 보고 그 사건을 알게 됐다. 나는 당시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학교 외부로는 잘 나가지 못했다”며 “가해자와 같은 학교를 다녔기 때문인지 당시 가해자 명단에 올랐고, 내 경우 싸이월드에 공개해놨던 핸드폰 번호가 털렸다. 제 친구들 중에서도 싸이월드에 사진을 올려둔 이들은 가해자가 아닌 데도 아직도 인터넷에 사진이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옛 휴대전화번호는 욕설 등 항의 연락이 자주 와 결국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고 한다.
조씨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도 민원이 제기돼 대기발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게 모두 3일 만에 일어난 일”이라며 “아니라고 소명을 했는데도 회사에서 대응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