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편은 비즈니스로"…우크라 무단출국 해병의 황당 요구

by이선영 기자
2022.04.26 10:54:08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휴가 중 무단 이탈해 우크라이나 입국을 시도한 해병대 소속 병사 A씨가 한 달여만에 귀국해 군 수사당국에 체포된 가운데, 귀국 과정에서 당국에 비즈니스 항공권 등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 3월21일 월요일 해외로 군무이탈한 A씨의 신병을 확보해 4월25일 월요일 귀국조치 후 체포했다”며 “향후 군무이탈 경위 등에 대해 조사 후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병대 모 부대 소속인 A씨는 앞서 휴가를 나왔다가 지난 달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폴란드로 무단 출국해 우크라이나로 입국을 시도했다. 그러나 외교부가 우크라이나에 협조를 요청해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동쪽 마을인 브로바리 인근 지뢰지대에서 14일(현지시간) 폭탄처리반 소속 병사가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측은 A씨를 폴란드 동남부 접경 도시에 있는 폴란드 측 국경검문소로 이동시켰으나 이후 지난달 23일 새벽 국경검문소를 탈출해 연락을 받지 않았다.

행방이 묘연하던 A씨는 폴란드 현지에서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했다. 같은 달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탈영원인 중 하나로 부대 내 따돌림 피해 이른바 ‘기수열외’를 지목했다. 또 우크라이나 관련 영상을 보고 출국을 결심하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군과 외교당국은 A씨의 행적을 추적해 귀국을 설득해왔다. A씨는 외교부가 여권 무효화를 진행하면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당국에 귀국 항공편의 ‘비즈니스석’ 제공을 포함해 여러 무리한 요구를 했으나 당국은 이를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귀국 시에도 이코노미석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해병대 군사경찰은 A씨를 공항에서 체포해 소속부대가 있는 포항으로 압송했고, 체포 후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포항에 구금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병대는 A씨가 주장한 ‘부대 내 부조리’와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병사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