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두나무 'NFT 혈맹', 왜?

by김국배 기자
2021.11.04 12:01:14

주식스왑…하이브, 두나무 주식 2.48% 취득
내년 상반기, NFT 조인트벤처 설립
하이브 "아티스트 IP 기반 콘텐츠 디지털 자산화"
두나무, NFT 콘텐츠 확보…JYP에 이어 엔터사와 두번째 협력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손잡고 대체 불가능 토큰(NFT) 사업에 본격 나선다.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의 기업이 NFT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BTS를 비롯한 다양한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 상품을 NFT로 발행할 계획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 유튜브 기업설명회 캡처


하이브는 4일 공시를 통해 두나무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사에 7000억원을 투자하고, 하이브도 같은 방식으로 두나무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는 이번 투자로 두나무 주식 2.48%(86만1004주)를 취득한다.

양사는 아티스트 IP와 NFT가 결합된 팬덤 기반의 신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방시혁 의장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아티스트 IP 기반의 콘텐츠 상품들이 팬분들의 디지털 자산이 될 수 있는 NFT 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NFT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로 만든 인증서로 그림, 음악 파일 같은 다양한 디지털 파일의 진품 증명서로 쓰인다. 예컨대 BTS의 기념품을 NFT로 발행해 복제가 불가능해지면 자연스럽게 한정판이 되면서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이브는 BTS 외에도 엔하이픈·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인기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NFT 굿즈를 발행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가령 BTS 멤버 사진이 담긴 포토카드를 NFT로 발행하면 디지털 상에서 영구적으로 소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버스와 같은 팬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팬들끼지 교환하거나 전시가 가능해지는 등 팬 경험을 넓힐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사업 구조도 NFT 등 블록체인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올해 들어 NFT 사업을 확대해온 두나무는 하이브와 협력으로 NFT 발행을 위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두나무가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두나무는 지난 7월 JYP엔터테인먼트에 365억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 6월에는 NFT 콘텐츠를 발굴하고자 예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블루와도 협력을 맺은 바 있다.

양사의 NFT 전문 조인트벤처는 내년 상반기 내에 설립될 전망이다. 미국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진 않았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NFT는 창조적 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무형적 가치들이 중요한 게임, 예술, 엔터테인먼트 산업 영역과 융합됐을 때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며 “하이브가 선보이는 아티스트 IP 기반의 콘텐츠 상품들도 이런 기술을 통해 디지털 자산화되기에 충분한 단계라 할 수 있을 만큼 팬덤 문화와 산업 자체가 성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의 팬들이 가치의 공유, 교환이라는 또 하나의 확장된 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