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IS 대응' 미·러 공조해야…오바마 "러시아 도움될것"

by이정훈 기자
2015.11.22 19:02:07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2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쳐달라고 촉구했다.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IS 격퇴 결의안 통과에 이어 반 총장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역할을 언급해 IS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반(反) 테러’ 전선 구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모든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 이념에 물든 자들은 인류의 이름으로 물리쳐야 한다”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공조해달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파리 연쇄 테러를 저지른 IS를 지목하면서 “우리는 공동의 적인 ‘ISIL’(IS의 다른 이름)와 ‘다에시’(IS가 사용을 금지한 IS의 아랍어 이름)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적인 연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가 IS를 저지하는데 초점을 둔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미국 주도의 서방 연합군과 러시아는 현재 각자 IS를 겨냥한 공습 작전을 진행 중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26일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IS 격퇴를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해 금주가 미국, 러시아의 공조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연쇄 테러의 배후인 IS와 맞서 “테러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한편이 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그간 대립해왔지만 이제는 협력을 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싱크탱크인 ‘카네기 유럽’의 마크 피에리니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일련의 공격이 촉매 역할을 했다”며 “뭔가 완전히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리아 정부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워낙 커 공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는 그간 알아사드 정권에 지지를 보내왔으며 반대로 미국은 온건 반군을 지원하며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임을 요구해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가 시리아 온건반군이 아니라 IS만 뒤쫓는 전략적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바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교체에도 동의하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WSJ도 파리 테러 직후 미국과 러시아가 보여준 단결의 제스처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