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자영 기자
2014.07.07 14:21:28
월드컵 응원전 준비했지만 국내선 찬바람
도심 레이싱 준비 과정 중 가수 길 음주운전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지난 4월 이후 월드컵을 준비하느라 엄청 바빴어요. 월드컵에 많은 투자를 해 잘 됐으면 했는데 실망이 컸습니다.”
최근 만난 현대자동차(005380) 마케팅 실장의 전언이다. 현대자동차 마케팅 부서가 잇딴 악재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대차가 상당히 공을 들인 브라질 월드컵이 우리나라 대표팀의 16강 탈락으로 축제 열기가 급랭한 데다 최근 무한도전과 공동기획한 ‘무도 레이싱’도 가수 길의 음주운전으로 잡음이 일었다.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전국 곳곳에 ‘팬파크’를 설치하고, 국가대표팀의 예선 경기 일정에 맞춰 서울 강남 영동대로 일대와 울산 월드컵경기장 호반광장, 인천 송도 도심 서킷 등에 전용 응원장소를 마련했다. 아울러 지방 대도시엔 ‘현대 팬 시어터’를 만들어 영화관에서 응원할 수 있게 했다. 디자이너 스티브앤요니피와 콜라보레이션(협업)으로 월드컵 티셔츠도 제작했다.
월드컵이 개막하고 한국 국가대표팀의 첫번 째 예선 경기였던 러시아전이 아쉬운 무승부로 끝나자 월드컵 분위기가 달아오르는가 했다. 하지만 알제리전에서 큰 점수차로 패하면서부터 분위기는 꺾였고, 벨기에전의 패배로 1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축제 분위기는 완전히 식었다.
월드컵 마케팅을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리자 현대차 담당자들은 난감한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월드컵 공식후원사라 16강 이상은 기대했는데 담당자들이 실망을 많이 했다”며 “월드컵 준비하는데 집중하고 돈도 많이 썼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열린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의 홍보도 순탄치 않았다. 현대차는 MBC 무한도전 팀을 출전시켜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도심 레이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었다.
무한도전은 대회 개최 전 레이싱에 참가할 선수를 뽑는 과정을 몇 달 전부터 준비해 방송했다. 4명의 멤버를 선수로 뽑았지만 그 중 한 명인 가수 길이 음주운전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길의 하차로 현대차가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에 재미를 반감시켰고, 방송분량도 당초보다 줄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년간 무한도전에 차량 협찬을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도심 레이싱은 대중이 모터스포츠를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레이싱 행사인데 음주운전이라는 불미스런 일로 문제가 생겨 내부적으로도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