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효석 기자
2012.02.06 15:15:36
유전펀드, 삼성·대우證 청약에 4200억원 몰려..`경쟁률 1.2대1`
지속적 유가 강세에 배팅·위험성 큰 주식 대체상품으로 인식돼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삼성증권 내에서도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만 상대한다는 SNI센터. 지난달말 A씨가 찾아왔다. 부동산 침체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그는 은행권의 낮은 예금금리가 불만이면서도 투자 위험성이 높은 주식형 상품은 늘 꺼림칙 했다.
그때 투자금의 82.5% 까지 원금손실 보장하고, 연 수익률 10%를 기대할 수 있는 펀드상품을 발견하고선 책상을 내리쳤다. 가뜩이나 기대수익률에 대한 눈높이까지 낮췄던 터라, 그는 80억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맡겼다.
초고액 자산가 A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상품이 유전펀드다. 원유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5년만에 재등장한 유전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과 KDB대우증권(006800)이 지난달말 공동 판매한 `한국투자 앵커(ANKOR)유전해외자원개발 특별자산투자회사 1호`에 모집규모 3500억원을 웃돈 4200억원이 몰렸다. 청약경쟁률 1.2대1을 기록한 것.
김유회 삼성증권 구조화상품팀장은 "삼성증권 창구에서 1868억원, 대우증권 창구에서 1119억원이 판매됐고 이밖에도 건설공제조합 500억원, 삼성생명 100억원, 삼성화재 50억원 등 법인 등에서 들어왔다"면서 "최근 시장분위기와 청약기간이 4일 밖에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흥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유전펀드는 투자자금을 모은 뒤 유전지분을 인수, 그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실제 투자대상은 한국석유공사와 삼성물산이 각각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8대2로 보유하고 있는 멕시코만 앵커유전이다. 이 유전펀드는 한국석유공사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중 29%를 인수하게 된다. 예상수익률은 연 10%로 높은 수준이며, 만기는 15년(2026년 4월)으로 길지만 오는 3월중 상장될 예정이라 현금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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