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도발 와중에 러 핵훈련…美 “통보 받았다”

by장영은 기자
2022.10.26 11:29:23

러, 연례 핵전쟁 훈련 ‘그롬’ 실시…美 “일상적 훈련”
로이터 “미국과 동맹국들에 잠재적인 도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핵 훈련에 돌입한다.

러시아는 지난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핵전쟁 훈련인 그롬을 실시했다. (사진= AFP)


25일(현지시간)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정부에 대규모 핵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뢰)을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러시아는 매년 10월 말 그롬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올해 2월에도 그롬 훈련을 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그롬 훈련에 대한 통보를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통지를 받았다”면서 “이전에도 강조했듯이 이는 러시아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일상적 훈련”이라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는 (핵훈련에 대해) 투명하게 공지해야 한다는 군비통제 의무를 따르고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더이상 제공할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지난 13일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핵 훈련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의 이번 훈련은 연례적인 훈련이며 그들의 핵무기를 실험하는 훈련”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 년간 러시아 핵 전력을 감시해 왔으며 계속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롬 훈련에는 잠수함, 전투기, 미사일 등이 동원된다. 미국은 러시아가 과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그롬 훈련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또 러시아가 방사능 물질이 들어 있는 재래식 폭탄인 ‘더티밤’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현재까지 러시아가 핵무기나 더티밤을 배치하려는 결정이나 의도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면서 “계속해서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롬이 연례 훈련이기는 하지만 군사적 긴장감은 예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자국 영토 방어를 위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한 이후 그 의도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번 훈련은 미국과 동맹국들에 잠재적인 도전”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14개 나토 회원국은 이달 17일부터 연례 핵 억지 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국경에서 1000㎞ 떨어진 유럽 서부에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