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옥시덴탈 주식 최대 50% 매입 허가…인수 여부 '갑론을박'
by장영은 기자
2022.08.22 13:49:18
美 규제당국, 버크셔의 옥시덴탈 지분확대 신청 허가
버핏, 이미 옥시덴탈 지분 20% 보유…최대 50% 가능
인수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WSJ "아직 판단 일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가 석유회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옥시덴탈)의 보통주를 전체 지분의 최대 50%까지 매입할 수 있게 됐다. 경영권을 가지지 않는 50% 까지만 지분 매입을 허가한 것이지만 향후 옥시덴탈 인수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지분을 최대 50% 매입할 수 있게 됐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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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지난 19일 옥시덴탈 보통주를 50%까지 추가 매수할 수 있게 해달라는 버크셔의 신청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올해 3월부터 옥시덴탈 주가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 지분 20.2%를 확보했다. 에너지규제당국인 FERC가 부과한 투자 한도(지분율 25%)에 근접했을 뿐 아니라, 아직 행사하지 않은 신주인수권(워런트)까지 합하면 지분율이 약 27%로 늘어나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이에 버크셔는 지난달 11일 “경쟁에 타격을 주거나 규제 권한을 훼손하거나 소비자들의 비용을 증가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옥시덴탈의 지분 확대를 신청한 바 있다.
FERC측은 “버크셔가 옥시덴탈 지분을 50%까지 보유해도 시장 경쟁을 해치거나 규제당국의 권한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버크셔측의 신청을 허가했다.
버크셔가 옥시덴탈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버핏이 결국 옥시텐탈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레고리 워런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버크셔가 옥시덴탈을 완전히 소유하는 것이 자본에 대한 접근 비용을 줄이고 상품 시장의 변동성에 덜 노출될 수 있다”며, 버핏이 옥시덴탈을 인수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봤다.
| 석유기업 옥시덴탈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2배 넘게 뛰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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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버핏이 옥시덴탈측에 인수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며, 적대적 거래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성향을 고려할 때 지분 확대가 인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저가 매수의 달인’인 버핏이 현 주가 수준에서 옥시덴탈 주식을 공격적으로 추가 매수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메릴랜드대 로버트 H 스미스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인 데이비드 카스는 “현재까지 버크셔가 보유 중인 옥시덴탈 주식은 모두 50~60달러에 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당국에 제출된 서류를 보면 버크셔가 사들인 옥시덴탈 주식의 최고가는 60.37달러였다.
직건 거래일인 19일 옥시덴탈의 주가는 71.29달러로, 올해 들어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11% 하락하는 동안 옥시덴탈의 주가는 146% 상승했다. 카스 교수는 “버크셔가 현 가격으로 옥시덴탈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일 것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