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홈카페' 영향…때아닌 가을철 정수기 '전쟁'

by강경래 기자
2020.11.11 11:11:10

업계 1위 코웨이, 전략제품 ''아이콘 정수기''로 포문 열어
교원 웰스·바디프랜드 등 정수기 신제품 잇달아 출시
예상 벗어난 코로나19 장기화에 집콕·홈카페 수요 증가
"가을 이후 겨울에도 정수기 수요 꾸준히 이어질 것"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제공=코웨이)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가을철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가전업체들 사이에서 때아닌 정수기 출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정수기의 성수기는 한여름으로 중견가전업체들은 성수기를 앞둔 초여름에 정수기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올해엔 가을로 접어든 이후에도 정수기 출시 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한편, 정수기를 활용한 ‘홈카페’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등 지역에서는 올가을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어 위생가전으로 꼽히는 정수기 수출 역시 호조를 보이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 렌탈 업계 1위인 코웨이(021240)가 지난달 중순 정수기 제품 ‘아이콘(icon) 정수기’를 출시하면서 올가을 정수기 경쟁 포문을 열었다. 코웨이가 정수기 시장에 진출한 지 30년이 되는 올해 출시한 전략제품 아이콘 정수기는 독자적인 냉각기술을 적용, 컴프레셔(compressor)를 없애고 크기를 대폭 줄였다. 이를 통해 가로는 A4 용지 길이 21㎝보다 짧은 18㎝에 불과하고 측면 역시 34㎝ 길이로 구현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 정수기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이상 발견 시 해결 방법을 안내한다. 아울러 온수 추출 등 위험 상황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48시간 동안 물 사용이 없으면 사용자에게 알람을 준다. 코웨이 관계자는 “아이콘 정수기는 지난 1990년 처음 정수기를 출시한 이후 줄곧 업계를 선도해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반영한 전략제품”이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에 이은 신수종 사업인 정수기와 관련, 위생을 한층 강화한 ‘W냉온정수기 브레인 코어’를 출시했다. W냉온정수기 브레인 코어는 물을 저장하는 공간인 저수조를 없앤 직수 방식이다. 특히 물이 흐르는 내부관을 비롯해 정수한 물을 최종적으로 출수하는 코크 부분까지 스테인리스로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산에 따라 관리자 방문 없이도 살균과 필터 교체가 가능한 자가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버튼을 눌러 코크 살균과 함께 전체 살균이 가능하다. 필터도 누구나 손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W냉온정수기 브레인 코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위생을 강화하고 비대면 관리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교원 웰스(Wells)는 ‘디지털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 ‘웰스 더원’을 리뉴얼 출시했다. 디지털 냉각 시스템은 냉수를 만들기 위한 압축기와 냉각 탱크 등을 없애 크기를 줄였으며, 무소음·무진동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너비와 깊이를 각각 13.4㎝와 29.4㎝, 높이 37.8㎝로 작게 구현했다. 특히 출수부(파우셋)와 정수 필터링 본체로 나눠 공간 활용성을 높인 빌트인 형태로 공간 효율을 높였다.

이렇듯 날씨가 선선한 가을에도 정수기 출시가 이어지는 것은 코로나19 장기화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정수기를 비롯해 집안 생활에서의 편의성을 높이는 가전 수요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청호나이스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 등 해외에 수출하는 정수기 물량이 70%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청호나이스는 현재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정수기 등 가전을 수출한다.

이 같은 정수기 수요는 올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가을 들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 국면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아울러 가정에서 깨끗한 물과 함께 커피 등 음료를 만들어 먹기 위한 정수기 구매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 ‘웰스 더원’ 정수기 (제공=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