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정 기자
2012.10.05 20:15:06
신광수 대표, 법원심문 참석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신청 부득이했다"
"코웨이 매각대금 입금 늦어져 자금 압박"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가 5일 법원 심문에 출석해 경영권 사수를 위한 고의부도 논란에 “더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광수 웅진홀딩스(016880)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웅진홀딩스 및 극동건설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법원 심문에 참석, 재판부에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신 대표는 “극동건설은 지난달 25일 만기 어음 150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내고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며 “극동건설이 9월 말까지 해결해야 할 금액이 1180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채권자와 자금보충 약정이 돼 있어 이 채무를 그대로 떠안을 상황이었지만 웅진홀딩스의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떨어진 상태여서 더는 신규 자금 차입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계열사도 추가 지원할 여력이 없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웅진코웨이(021240) 매각 중단을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데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인수 계약을 맺은 MBK파트너스가 매각 대금 지급을 애초 지난달 28일에서 10월2일로 미루면서 자금 압박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측에 지난달 26일 기업회생 신청을 검토 중인 사실을 전달하자 예정했던 28일에 매각대금을 지급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미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였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웅진홀딩스를 제외하고 극동건설만 기업회생을 신청하면 극동건설 부도→자금보충 약정에 따라 웅진홀딩스로 상환 요구→웅진홀딩스 상환 불능→웅진홀딩스 가압류 등 우려→웅진홀딩스 부도 혹은 웅진코웨이 매각 중단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저녁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 ‘26일 오전 11시까지 자금보충을 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는 등 극동건설 부도에 따른 웅진홀딩스에 자금압박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설명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웅진과 윤 회장은 32년간 건실한 기업경영을 해왔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윤 회장이 직접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였을 뿐 경영권 욕심에 웅진홀딩스 대표이사가 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원 심문에서 논의되지 않았지만, 웅진 측은 윤석금 회장 부인의 웅진씽크빅(095720) 주식 매도 역시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윤 회장의 부인이 윤 회장과 상의 없이 개인적인 용도로 웅진씽크빅 주식을 매도할 것을 대리인에게 부탁했고, 대리인이 우연히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날 주식을 매도해서 오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웅진 측은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대주주가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지 못한 점은 잘못“이라며 ”윤 회장이 이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극동건설 자회사인 제주 오션스위츠호텔을 계열사인 웅진식품으로 넘긴 데 대해서도 헐값 논란을 일축했다. 극동건설의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이를 매각하려는 노력을 2년여에 걸쳐 진행했지만, 부채가 많아 성사되지 못했고 극동건설이 부도가 날 상황에서 그대로 두면 오션스위츠 부도로 이어질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웅진식품으로 매각했다는 것이다. 오션스위츠를 매각가 34억원에 넘긴 데 대해서는 “절대 헐값이 아니다”며 “공정한 가치평가를 위해 회계법인에서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