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롬니 TV토론 대격돌..정책설전 집중

by양미영 기자
2012.10.04 15:56:49

비방전 피하고 기본에 충실..경제정책 중심
롬니 다소 우세했다 평가..오바마도 일부 성과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미국 대선의 분수령인 첫 TV토론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팽팽한 설전을 펼쳤다. 이들은 경제성과와 감세, 재정적자 감축 등 주요 정책해법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3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덴버대학교에서 90분간 진행된 토론은 그동안 선거 캠페인에서 익숙했던 상대방에 대한 비방전보다 각종 정책들에 집중돼 눈길을 모았다.

◆ 경제성과·회생방안에 서로 맞불

오바마는 교육과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지출은 바람직하다고 밝혔고 롬니가 주장하는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는 과거에 이미 경제를 부양하는데 실패한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롬니는 오바마를 큰 정부 옹호자로 묘사하며 소규모 사업자에 대한 증세를 선호하는 트리클다운(tricle-down:대기업 성장을 촉진해 경기부양을 도모)식 접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 성과에 대해서도 오바마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워왔고 아직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오늘밤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현 상황이 아닌 우리가 가야할 곳“이라고 말했다. 롬니는 ”현재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다“며 ”새로운 길로 가야할 때“라고 맞불을 놨다.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 오바마는 교육제도 개선과 일자리 교육과 함께 법인세 인하, 에너지 자원 생산 확대를 들었다. 롬니는 각종 정책을 통해 120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에너지 자립 정책과 중소기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 증세·적자축소·메디케어 놓고도 격돌

증세를 둘러싸고 오바마는 부자들을 위한 감세로 정부가 5조달러에 달하는 세수를 빼앗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롬니는 ”엄청난 규모의 감세나 정부 세수를 줄이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적자를 늘리는 감세를 하진 않을 것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를 둘러싼 세금 논란에 대해서도 롬니는 이제껏 나온 자신에 대한 세금 관련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롬니는 재정적자 축소에 대해 정부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고 불필요한 정부 프로그램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는 증세를 고려하지 않는 롬니는 재정적자 감축을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롬니는 증세를 통한 세수로 재정적자를 줄이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고 오바마 역시 부자증세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메디케어(노령층 의료보험)에 대해서도 오바마는 자신의 할머니 얘기를 꺼내며 롬니의 해법에 비판을 가했다. 롬니는 민간보험에 따른 장점을 강조하며 그의 계획이 메디케어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혼 20주년을 맞은 오바마 대통령은 토론 초입부에 미셸 여사에게 20주년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롬니는 오바마의 재선 실패를 염두에 두고 ”이 자리가 오바마에게 가장 로맨틱한 마지막 자리가 될 것“이라며 농담조로 공격하기도 했다.

◆ 롬니 다소 우세 평가..10일 부통령 토론 관심

이날 토론에는 미국인 6000만명의 눈이 집중되면서 부동층 유권자 표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롬니를 근소한 차로 앞서왔다. 이날 CNN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롬니가 이긴 것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의 토론이 매우 세부적이면서도 진지했다며 롬니는 의료개혁에 대해 어느 때보다 설득력 있었고 견실한 토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역시 부채 증가에 대해 걱정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며 롬니 스스로 감세가 좋지 않은 생각임을 말하도록 한 것은 성과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양 후보는 오는 16일과 22일에 두 차례에 걸쳐 TV토론을 더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10일에는 차기 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원이 맞붙는다.

버락 오바마(왼쪽 뒤)와 미트 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