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 심각.. 관광객에 골머리 앓던 '후지산' 결국
by이민하 기자
2024.11.20 09:36:48
환경 오염으로 유네스코 관리 요구 받기도
입산료 인상 및 등산로 입구 게이트 설치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내년 여름 일본 후지산을 오르는 등산객은 최대 4만 5000원의 입산료를 내야 할 수도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9일 시즈오카현이 내년 여름부터 1인당 3000∼5000엔(약 2만 7000원∼4만 5000원)의 후지산 입산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의 보호 권고에 따른 후속 조치다.
ICOMOS는 일본 정부와 관할 지자체인 시즈오카현 측에 후지산 환경 보호를 위해 등산객 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입산료 부과 규모와 시기 등 확정안은 내년 2월 의회에 제출될 예정으로 입산료는 3000엔과 4000엔, 5000엔 세 가지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후지산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갑자기 늘어난 관광객으로 극심한 환경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엔 준비 없이 밤샘 등반을 하는 ‘총알 등산’에 나섰다 조난 당하는 안전사고도 늘어 관리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즈오카현은 인접한 야마나시현이 시행한 정책을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산은 지리적으로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 사이에 걸쳐진 형태다. 야마나시현은 매년 7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약 두 달 동안만 후지산 정상으로 가는 길을 개방하고 있다. 이에 더해 1인당 입산료 2000엔(약 1만 8000원)을 부과하고 오후 4시 이후 야간 통행을 규제하며 관광객을 효과적으로 줄인 바 있다. 시즈오카현 역시 이와 같은 확실한 제재책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후지산 등산로 입구에 게이트를 설치해 통행 제한 시간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후지산에는 시즈오카현 방면에서 3개의 주요 등산로가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경로는 후지노미야, 고텐바, 스바리시 등 3곳으로, 올 여름 시즈오카 경로를 이용한 등산객은 약 8만 9000명으로 전체 등산객의 약 40%에 달한다. 시즈오카현은 등산로 입구에 5개의 게이트를 설치하고, 구간별로 통행 제한 시간을 설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