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이중과세 보완 필요…배우자 상속세 폐지 논의돼야"
by김소연 기자
2024.07.16 12:00:00
대한상의, 우리나라 이중과세 문제점 분석 연구
국세·지방세 세목 25개 중 20개에서 이중과세
"투상세 대상서 배당 제외해야…세목 폐지도 필요"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복잡한 세법 체계를 개선하고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는 이중과세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경제계에서 나왔다. 특히 법인세 이중과세를 유발하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에 대한 보완과 더불어 배우자 상속세를 폐지하는 논의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경제계는 주장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상의)는 ‘우리나라 이중과세 문제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세·지방세 세목 25개 중 20개에서 이중과세 문제가 컸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이중과세 문제가 기업과 개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기업이 공장을 매입해 운영하면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도시지역분 재산세 △지역자원시설세 △지방교육세가 중복 부과된다는 것이다. 이후 사업이익이 나면 △법인세 △미환류소득법인세 △법인지방소득세 등이 또 부과된다.
개인의 경우에는 소득활동을 하면 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중복 부과된다. 물품을 소비할 때에는 개별소비세·주세·교통세·레저세·담배소비세 등의 특정 소비세가 부과되고, 이어 농어촌특별세·교육세·지방교육세가 붙으며 마지막으로 부가가치세(10%)가 붙어 세금이 다중으로 부과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일 세목에 이중과세를 부과하는 대표적인 세목으로 법인세를 꼽았다. 기업은 한 해의 소득에 대해 최고 24%의 법인세에 더해 20%의 투자·상생협력촉진세(미환류소득 법인세)를 내야 한다. 토지 등 자산 처분이익이 있으면 최대 40%의 양도소득 법인세를 납부하고도 법인세가 재차 부과된다.
이에 상의는 법인세 이중과세를 유발하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투자상생촉진세는 기업이 투자, 임금 증가 등의 형태로 쓰지 않는 미환류소득에 대해 20%의 법인세를 추가 과세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상의는 배당 역시 환류액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투자상생촉진세 과세 대상에서 배당을 제외하거나 궁극적으로는 세목 폐지를 주장했다.
아울러 동일 과세대상에 이중과세를 부과하는 유형으로는 배우자 상속분에 대해 배우자 상속세와 자녀 상속세가 중복 과세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배우자 상속은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 동일한 경제공동체인 배우자로 이전하는 행위다. 현재 배우자 상속분에 대해 상속세를 부과한 후 배우자 사망하면 다시 자녀에 상속세를 재차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상의는 배우자 상속세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우자 상속공제가 존재하지만 최대한도는 30억원으로 제한되고 있고, 상속세를 시행하는 나라 중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는 배우자 상속분에 대해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배우자는 고인인 피상속인과 경제적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왔기에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며 “현재는 배우자 상속금에 대해 1차적으로 상속세를 물고, 이후 배우자가 사망하면 자녀에게 또 상속세를 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금 이중과세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