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만 바라볼 수 없어" 외도 나선 전자부품

by강경래 기자
2021.11.08 12:20:23

엠씨넥스 차량용 카메라 강화, 파워로직스 현대차 납품
캠시스 전기차, 파트론 비접촉 체온계 등 아예 다른 영역도
스마트폰 성숙기 접어들어, 경쟁까지 심화하는 분위기
"전기차·자율주행차 겨냥한 자동차 부품 진출 활발해"

캠시스 초소형 전기차 ‘쎄보’ (제공=캠시스)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엠씨넥스(097520)는 올해 3분기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일궜다. 영업이익 75억원을 올리면서 직전 기간 7억원 적자 대비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88억원에서 29.6% 늘어난 2447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올해 4분기 더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 이미 10월 매출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이를 포함한 4분기 매출액은 32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엠씨넥스가 이처럼 호실적을 예상하는 이유는 그동안 스마트폰 위주였던 카메라모듈 적용 범위가 최근 자동차 분야로 본격 확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엠씨넥스 매출액 중 자동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상반기 16.8%에서 올 연말 2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엠씨넥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용 카메라모듈 출하량이 최근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최근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이와 관련,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18년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다. 반대로 내연기관차가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은 늘어나는 점을 감안, 스마트폰부품 업체들이 자동차부품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사례가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워로직스(047310)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8억원을 올리면서 직전 기간 46억원 손실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1942억원에서 30.1% 늘어난 2526억원이었다. 파워로직스는 그동안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에 카메라모듈을 적용해왔다.

특히 파워로직스는 지난 6월부터 현대자동차 전기차 모델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면서 자동차 분야로 처음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파워로직스는 카메라모듈을 자동차에 적용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로부터 품질보증(SQ) 인증을 받은 뒤 올해 납품까지 이어졌다. 파워로직스는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 분야에서 실적을 더하면서 3분기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아예 완성차 분야에 진출한 사례도 있다. 캠시스는 현재 2인승 초소형 전기차 ‘쎄보’(CEVO-C)를 전국 각지에서 판매 중이다. 캠시스는 엠씨넥스, 파워로직스와 마찬가지로 카메라모듈을 만든 뒤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에 공급해 왔다. 캠시스는 스마트폰 부품에 이은 신성장동력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선정한 뒤 수년간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2019년 쎄보를 처음 출시했다. 캠시스는 향후 4인승 전기차와 픽업 전기트럭 등으로 전기차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 파트론은 비접촉식 디지털 체온계 등을 판매 중이다. 파트론은 그동안 카메라모듈과 함께 안테나, 센서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에 주력해왔다. 이와 관련, 영상과 센서 등에서 확보한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비접촉식 체온계를 출시했다. 파트론 비접촉식 체온계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자동차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기를 벗어나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18년 14억 310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14억 1300만대, 2020년 12억 9900만대로 하락했다. 올해 13억 8000만대로 전년 대비 반등할 것으로 예상지만, 여전히 2018년과 비교해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더 많은 전자부품이 쓰인다. 일례로 내연기관차에 200개 정도 들어가는 반도체는 전기차에 400~500개, 자율주행차에는 1000개 이상이 필요하다”며 “자율주행차에 반도체를 비롯해 카메라모듈, 센서 등 다양한 전자부품이 활발히 쓰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자동차 부품 분야에 진출하는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엠씨넥스 카메라모듈 (제공=엠씨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