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원석 기자
2010.01.21 15:07:47
호이어 CERN 사무총장 정운찬 총리 접견
"과비벨트는 기초과학 연구·혁신에 큰 도움"
[이데일리 정원석 기자] “한국처럼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기초 과학 연구가 있어야 국가의 안녕이 결정될 것이다.”
롤프 디터 호이어(Rolf-Dieter Heuer)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 사무총장은 21일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와의 접견 자리에서 “거대한 연구기관이 특정국가에 설립되면 연구와 혁신에 도움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CERN은 정부가 세종시에 유치하려는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모델로 삼고 있는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다.
호이어 사무총장은 이날 정 총리와의 환담에서 “과학비즈니스 벨트에 중이온 가속기를 설치하면 기초 연구 뿐 아니라 의학과 응용과학 연구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속기는 병원에서 암치료 등에 쓰이고 산업계에서는 재료의 속성을 변하게 만들어 재료 공학에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호이어 총장은 이날 기초과학 연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초연구에 대한 지식을 연마하게 되면 기술혁신이 필수적으로 일어나게 된다”며 “21년 전에 (CERN에서) 필요에 의해 월드 와이드 웹을 만들었는 데, 이것이 세상을 완전히 바꾼 것에 대해서는 총리께서도 동의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 기초과학 연구는 한국만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국제적인 맥락에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CERN은 한국의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규모 연구개발 시설이 지역 경제와 국가 발전 전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호이어 총장은 “거대연구기관이 특정국가에 설립되면 현지 고용창출은 물론 소규모 프로젝트를 따내는 데도 유리하다"며 "저명한 과학자들이 그곳에 오게 되고, 젊은 사람들도 과학자들을 보고 따라 오기 때문에 지적인 혜택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리는 이에대해 "사상최고 수준이었던 1990년대 미국의 경제 성장은 1970년대의 대학개혁에서 비롯됐다"며 "응용학문에서 기초학문으로 가자는 대학개혁의 성과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대처 수상이 단기적인 경제 효율성만 따지다 대학에 투자를 게을리하면서 영국의 과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대거 미국으로 간 것이 지난 30년동안 영국의 과학 발전이 과거보다 더디게 만든 이유"라며 장기적인 기초학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CERN은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 사이에 위치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로 입자물리가속기 연구와 연구 기술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기관이다. 유럽 주요 20개국이 기초과학 연구와 각종 대형 연구개발 사업 진행을 위해 공동 출자해 만든 연구센터로, ▲기초연구 ▲기술혁신 ▲과학자·엔지니어 교육 ▲글로벌화 등 4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