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남창균 기자
2006.05.15 17:56:35
부동산 정책입안자 잇따른 구두개입
청와대, "버블세븐" 신조어 만들어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정부가 8·31대책, 3·30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게릴라식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시장과의 기세싸움에서 밀릴 경우 집값 안정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정책 입안자들이 부동산시장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특별기획>부동산, 이제 생각을 바꿉시다' 시리즈를 10회 연재키로 하고, 15일 '통계로 보는 부동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게재했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일 "부동산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고 구두개입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 "지금은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때가 됐다"(4일), 김용민 재경부 세제실장 "강남3개구 꼭짓점에 와 있다"(12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15일) "공시가격, 시세의 100%에 맞추겠다"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나서 연일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구두개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부동산시장과의 신경전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8·31대책과 3·30대책이 현실화되지 않았으며 실제 시행되면 거품이 꺼질 것이란 주장을 일관되게 내놓고 있다. 실제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는 대책은 재산세(7, 9월), 기반시설부담금(7월12일), 재건축 개발부담금(9월), 종부세(12월),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내년1월) 등이다.
또 청와대는 부동산 시장의 공적으로 이른바 '버블세븐(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목동, 분당, 평촌, 용인)을 지목하고 이들 지역의 거품을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버블세븐'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이들 지역과 그외 지역의 통계를 따로 생산했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26%로 이들 지역을 제외한 전국 상승률 5%의 5.2배이다.
결국 참여정부 들어 문제가 된 집값 상승은 버블세븐에 국한된 것으로, 이를 부동산시장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확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시장과의 기세 싸움에서 밀릴 경우 8·31대책과 3·30대책이 시행되더라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잇따른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