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안 먹히네…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

by김겨레 기자
2023.07.10 14:11:49

중국 CPI, 2021년 2월 이후 최저…4개월째 0%대
PPI는 5.4% 하락…9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
금리 인하·전기차 세 혜택에도 소비 진작 미미
"中, 공급과잉 상태…부양책은 수요에 중점 둬야"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0%로 집계됐다.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다.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2015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소비는 오히려 둔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대비 상승률. (자료=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0.0%로 변동이 없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6월 CPI 상승률은 전월(0.2%)과 시장 예상치(0.2%) 모두 하회했으며,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중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0개월 만에 0.1%포인트 인하하고, 정부가 전기차 구매 시 세금 감면 혜택을 연장했지만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는 6월 0.4%로, 5월 0.6%보다 둔화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식품 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7.2% 하락한 반면 채소 가격은 10.8% 올랐다. 비식품 물가는 0.6% 하락했다. 도시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변동이 없었고 농촌 물가는 0.1% 하락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동월 대비 5.4% 하락해 전월(-4.6%)과 시장 예상치(-5.0%)를 모두 밑돌았다. 또 2015년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했다. PPI는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국가통계국은 “석유,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전년동기 대비 높은 기저 효과 등의 요인으로 인해 PPI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6월 제조업 PMI는 49.0으로 3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으며 비제조업PMI는 53.2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였다. 올 4월과 5월 수출입·생산·소비·투자 등 경제지표는 일제히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 정부의 막대한 부채 위험 때문에 당국이 대규모 인프라 지출 등의 부양책은 꺼내 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브루스 팡 존스랭라살 이코노미스트는 “PPI의 급격한 하락은 여전히 부동산 및 건설 부문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정부가 매우 강력한 거시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싱 자오펑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 중국 선임 연구원도 “중국은 현재 공급 과잉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가 공급 측면 정책에서 수요 문제를 해결하는 조치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