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시대 열렸다…IBM 퀀텀 컴퓨터, 기존 슈퍼컴 넘는 성능 입증
by김현아 기자
2023.06.15 13:16:44
네이처 학술지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
100큐비트 이상 규모서 기존 컴퓨팅 방식 넘어
모든 IBM 퀀텀을 대규모 양자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예정
보쉬,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 엑슨모빌, 모더나, 시카고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등과 워킹그룹 만들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팅 방식의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선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IBM은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표지를 장식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양자 컴퓨터가 100큐비트 이상의 규모에서 기존 컴퓨팅 방식을 뛰어넘는 정확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의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양자 비트 또는 큐비트를 사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그러나 기존의 슈퍼 컴퓨터는 이진수 체계에 기초해 작동하며, 프로세스의 전기 신호 상태를 사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현재 양자 컴퓨터는 신약 개발 등 일부에서만 쓰이고, 슈퍼 컴퓨터는 AI반도체(AI가속기) 등의 도움을 받아 대부분의 정보 처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양자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노이즈가 많고, 이로 인해 성능을 저해하는 오류가 상당수 발생한다. 이는 양자 비트 또는 큐비트의 취약한 특성과 주변 환경에서 오는 교란 때문이다.
IBM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양자 컴퓨터가 가지고 있는 오류를 이해하고 완화시킴으로써 기존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능가하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자기적인 성질을 띈 물질을 모형화 하고, 자기적인 물질을 구성하는 근본 요소인 “스핀”의 동역학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127개의 초전도 큐비트로 구성된 IBM ‘이글’ 양자 프로세서를 사용해 대규모 ‘얽힘’ 상태를 생성하여 자화(magnetization) 등의 물리적인 특성을 정확하게 계산했다.
이 계산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과학자 팀은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국립 에너지 연구 과학 컴퓨팅 센터(NERSC)와 퍼듀 대학교에 위치한 첨단 슈퍼컴퓨터에서 같은 물질의 시뮬레이션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양자 컴퓨터는 더욱 진화된 첨단 오류 완화 기법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낸 데 반해, 기존 컴퓨팅 방식은 IBM 퀀텀 시스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능이 저하됐다.
다리오 길(Dario Gil) IBM 리서치 수석 부사장 겸 총책임자는 “양자 컴퓨터가 기존 접근 방식을 뛰어넘어 자연의 물리 현상을 정확하게 계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이번 성과는 오늘날의 양자 컴퓨터가 기존 시스템에서는 모델링이 매우 어렵거나, 어쩌면 불가능한 문제에 사용할 수 있는 유능하고 과학적인 도구라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단계이며, 이제 양자 컴퓨팅이 새로운 과학적 활용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IBM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상에서 구동되거나 파트너사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는 모든 IBM 퀀텀 시스템을 최소 127 큐비트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사는 “모든 IBM 퀀텀 사용자는 100큐비트 이상의 유틸리티 규모의 프로세서에서 문제를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M은 아울러 글로벌 연구자 및 업계 리더와 함께 워킹그룹 구성을 발표했다.
의료 및 생명과학 분야에선 클리브랜드 클리닉과 모더나, 고에너지 물리학 분야는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나 독일 전자싱크트론 연구소(DESY) 와 같은 연구 기관으로 구성된다.
재료 분야는 보잉, 보쉬, 시카고 대학교,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엑슨모빌(ExxonMobil),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등이며, 최적화 분야는 E.ON, 웰스 파고 등 글로벌 기관 간 협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