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물에 빠진 차서 4명 구한 이광원씨 등 의인상 수여

by최영지 기자
2022.03.29 11:00:00

김하수·이광원·송영봉·이기성씨에 의인상 수여
수영 못하는데 물속 뛰어들어 구조
퇴근길에 화재현장 목격…맨몸으로 노인들 구조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LG복지재단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김하수(70), 이광원(42), 송영봉(51)씨와, 퇴근길 화재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32)에게 각각 ‘LG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하수 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와 이광원·이기성·송영봉 씨. (사진=LG)
김하수씨는 지난달 경남 거제시 근포 방파제 인근 편의점을 다녀오던 길에 사람이 어두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김씨는 지나가던 차를 세워 신고를 요청한 뒤 곧바로 겉옷을 벗어두고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물에 빠진 30대 남성이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지만 호흡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아채고 구조를 시도했다. 그는 한 손으로는 남성의 몸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뗏목 구조물을 붙잡은 채로 해경이 도착할 때까지 20여 분을 버텼다. 구조된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젊은 청년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이도 잊은 채 물 속으로 뛰어들게 됐다”며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의 한 식당에서 일하던 이광원씨는 지난달 항구 주차장 인근 승용차 한 대가 바다로 떨어져 추락하는 사고를 봤다. 당시 차량에는 4명이 탑승해 있었고, 차량 내부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씨는 차량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고, 물에 잠긴 승용차 문을 열려고 했으나 수압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때마침 가까이 있던 선박에 있던 사람들이 그에게 밧줄을 던졌고, 이씨는 물 속에서 밧줄을 차량에 묶었다. 선박에서 차량을 항구 쪽으로 끌어당겼고 항구에 가까이 왔을 때 차량 안에 있던 2명이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어 이씨는 뒷좌석에 있던 사람을 구조했다. 이씨가 구조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물 밖으로 나왔을 때 한 사람이 구조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지붕만 겨우 보일 정도로 가라앉은 차 안에서 안전벨트를 풀지 못해 갇힌 마지막 탑승자를 힘껏 잡아당긴 끝에 간신히 차량 밖으로 끌어냈다.



울산에서 대리운전을 하는 송영봉씨는 1월 말 귀가하던 도중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진 60대 남성을 목격했다. 송씨는 수영을 하지 못했음에도 바다에 뛰어들어 남성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붙잡았다. 물 속에서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20여 분을 버텼고 해양경찰관, 시민들과 힘을 합쳐 남성을 무사히 구조했다.

한편, 화재 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도 LG의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31일 밤샘 근무 후 차를 몰고 귀가 중이던 이 소방사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단독주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을 발견했다. 그는 주택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화재 여부를 판단한 뒤 신고를 접수했고, 창문을 통해 탈출하지 못한 80대 노부부와 70대 요양 보호사를 발견했다. 그는 구조장비 없이 맨몸으로 들어가 거동이 불편한 80대 여성을 안고 나오면서 동시에 나머지 두 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LG(003550) 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한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구광모 LG 대표는 2018년 취임 이후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17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