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망론` 띄우는 김동연, 대선 출마키로 …캠프는 여의도 물색(종합)

by권오석 기자
2021.08.20 14:45:10

고향 충북 음성서 기자회견 열어 출마 공식화
"지역주의 뛰어넘는 모습으로 정치판에 새 바람 일으킬 것"
제3지대 세력화 위한 안철수 만남은 계획 없어
대선 캠프는 여의도 부근으로 물색 중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충청대망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여야 양당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던 그가 `제3지대`에서 세력화에 성공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를 방문해 “오웅진 신부님, 수도자, 꽃동네 가족여러분! 사랑합니다. 고향의 품에 와서 국민 삶을 보듬는 정치의 첫발을 내딛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사진=김 전 부총리 측 제공)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자신의 고향인 충북 음성을 찾았다. 행정고시(26회) 출신인 그는 충북도청과 음성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꽃동네낙원묘지 추기경 정진석 센터에 방문한 김 전 부총리는 방명록에 ‘고향의 품에 와서 국민 삶을 보듬는 정치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음성군 원로 및 사회단체와의 간담회를 진행한 그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벤처 기업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한다. 내년 대선에 출마하도록 하겠다”며 “내가 생각하는 뜻과 생각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좋은 세력을 모아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공식적인 출마 선언식은 빠른 시간 내 할 수 있겠지만, 처음으로 고향에서 공식적으로 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치를 하려는 것은 두 가지 전쟁을 끝내기 위함이다. 첫 번째는 국민이 겪는 삶의 전쟁, 두 번째는 정치 전쟁이다”고 강조했다.

그가 고향을 방문한 배경에는, 충청권 출신 대통령을 일컫는 이른바 ‘충청대망론’을 띄우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 역대 대선에서 김종필·이회창·이인제 등 충청 출신 주자가 나섰으나 모두 실패했다. 김 전 부총리와 같은 음성 출신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19대 대선 당시 유력 주자로 부상했었으나 역시 중도 하차했다.



김 전 부총리는 외가는 진천, 처가는 공주가 고향이라고 설명하면서 “충청 대망론의 취지는 편협한 지역주의가 아니다. 충청인의 정신과 높은 뜻은 편협한 지역주의가 아닌 이를 뛰어 넘는 통합과 상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편협한 지역주의를 뛰어넘는 모습으로 정치판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기치를 내걸고 이제까지와 다른 정치를 하겠다”며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김동연 전 부총리 측 제공)
그는 기존의 정치세력에 숟가락을 얹지 않겠다며 제3지대에서 걷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잡고 `제3지대` 세력화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해 김 전 부총리는 “현재 뜻은, 기존의 정치판을 바꾸고 정치세력을 교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의 유불리나 정치공학에 기댈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제3지대 세력화를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만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만남은 계획이 없다. 지금의 거대 양당에 대한 투쟁의 정치,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돌입한 김 전 부총리는 그간 공개 행보를 자제하며 캠프 구성, 정책 구상 등에 매진해왔다. 향후 그의 대선 캠프는 여의도 부근에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총리 측 관계자는 “여의도 근처에 캠프 사무실을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