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네이버금융 "점포 없어도 빅데이터로 대출 받는다"
by이후섭 기자
2020.07.28 12:28:50
최인혁 대표 "기존 금융권 이용 어려운 SME 위한 금융서비스에 집중"
자체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구축…매출 흐름, 판매자 신뢰도로 평가
매장 없어도 SME 대출 가능…정산기일도 5.4일로 단축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네이버파이낸셜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구축해 매출이력이나 매장 등이 없어도 대출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이날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를 통해 “네이버는 그 동안 `연결`이라는 가치를 통해 정보에서 소외될 수 있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만나고, 판로를 찾지 못했던 오프라인 판매자들과 평소에 주목받기 어려운 창작자들이 보다 다양한 이용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며 “기술과 데이터로 연결의 가치를 높이고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와 창작자의 성장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 융통이 필요하지만, 기존 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SME를 위한 금융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가 온라인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툴인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사업을 시작하는 판매자들의 67%가 20~30대로, 이들의 대부분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로 분류돼 사업을 시작하고 키우는 단계에서의 자금 융통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의 금융권 대출은 한도나 적거나 금리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매장이 없는 온라인 판매자들은 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한계가 있다고 회사측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를 자체 구축해 금융 이력 없는 SME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매출, 세금, 매장 크기 등을 기준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기존 금융권에 비해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매출 흐름과 판매자 신뢰도 등을 실시간으로 ACSS에 적용하기에 전년도 매출이나 매장 등이 없는 판매자들도 금융 서비스 이용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ACSS 구축을 총괄하고 있는 김유원 데이터랩 박사는 “금융 정보가 거의 없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수 있는 대안 데이터와 이에 기반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이 필요했다”며 “이를 위해 기존의 신용평가회사(CB)가 가진 금융 데이터에 판매자들의 실시간 매출 흐름을 더하고 여기에 네이버의 최신 머신러닝 알고리즘, AI,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활용해 네이버파이낸셜만의 ACSS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파이낸셜의 ACSS를 시뮬레이션하면 1등급 대상자가 기존 CB등급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ACSS는 보다 고도화돼 앞으로 더 많은 SME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기반으로 그 동안 SME를 위해 제공해오던 `퀵에스크로`, `스타트제로 수수료 프로그램`에 더해 `SME 대출`과 `빠른 정산` 프로그램을 연내에 오픈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SME 대출은 금융 이력이 없는 사업자들도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업계 최초로 사업 정보를 활용한 대출 심사로 승인률과 한도가 높다. 또 매장이 없거나 소득이 없어도 네이버쇼핑에서 일정금액 이상의 매출만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며, 본인 명의 휴대폰만 있으면 간단하게 1분 만에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네이버파이낸셜은 판매자들의 빠른 사업 자금 회전을 돕기 위해 자체적으로 정산 기일을 기존 9.4일에서 5.4일로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최 대표은 “보통 10~11일에 이르는 타사의 정산 주기와 비교하면 파격적인 일정으로, 이는 그간 구축한 업계 최고 수준의 FDS에 기반해 문제 소지가 있을만한 판매자들을 사전에 탐지해 위험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며 “`구매확정 후 정산`에서 `배송완료 후 정산`으로 구조를 바꿔 정산 기일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스토어 기반의 창업부터 파트너스퀘어에서의 교육, 비즈 어드바이저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 및 데이터 지원, 자금 융통까지 SME의 창업과 성장을 위한 네이버의 지원 인프라가 완성됐다”며 “이 일환으로 네이버파이낸셜도 SME가 자금 걱정없이 사업에만 집중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