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자의 장바구니 투자]아디다스 등에 업고 훨훨 나는 화승인더

by임성영 기자
2016.08.19 13:43:37

아디다스, 지난해 3Q 이후 꾸준히 실적 개선
화승인더, 주력 매출처 아디다스…아디다스 고성장 이끄는 네오라벨 생산 대부분 맡아

자료=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나이키’보다는 ‘아디다스’지. 디자인이 훨씬 예쁘잖아” 얼마 전 첫 돌을 맞은 지인의 자녀 선물을 사기 위해 운동화 편집샵에 들렀다. 매장을 둘러보니 나이키보다 아디다스를 찾는 이가 더 많다.

나이키는 현재 세계 운동화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아디다스가 바짝 뒤쫓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격차는 컸다. 아디다스는 나이키를 잡기 위해 지난 2005년 리복을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 아디다스가 나이키의 위상을 앞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디다스가 나이키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경쟁력은 ‘기능성’보다는 ‘디자인’이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남녀를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셀럽들이 착용하는 아이템에 대한 구매 욕구가 강하다. 셀럽들이 애정을 보이는 운동화 브랜드가 바로 아디다스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3분기 깜짝 실적을 낸 이후 꾸준히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 중이다.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대비 13%, 77% 증가했다. 신발 부문 매출액이 20% 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나이키와 언더아머에 밀렸던 북미 시장에서 재도약에 성공했고 중국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디다스는 현재 중국 내 90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앞으로 5년간 3000개를 더 늘릴 예정이다. 특히 중국에서 아디다스 네오 라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아디다스 네오 라벨은 10대를 겨냥한 패션 전문 브랜드다. 2008년 출시한 이후 매년 15%의 성장을 하고 있다.



아디다스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보는 국내기업은 어딜까. 바로 화승인더(006060)다. 화승인더는 화승그룹 계열사로 신발 제조업자 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주력 매출처는 아디다스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82.5%가 신발사업에서 발생했고 포장용 합성수지 필름과 태양전지 소재필름(EVA Sheet)등 필름사업이 10.6%, 유통사업이 6.9%의 매출을 차지했다. 신발사업부 매출은 베트남 화승비나 법인과 중국 법인인 장천제화대련유한공사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신발사업의 77%가 화승비나 매출이며 나머지는 중국법인 매출이다. 아디다스 2분기 실적 호조로 화승인더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27.7% 증가한 2656억원, 영업이익은 50% 늘어난 22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사상최대 실적이다. 외국인도 화승인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년 전 0.35%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기준 8.46%까지 불어났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56%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추가 상승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화승인더는 중국을 중심으로 아디다스의 성장을 이끌 네오 라벨 생산 대부분을 맡고 있다. 네오 라벨 성장에 따른 수혜와 더불어 네오 라벨로 구축한 입지를 바탕으로 리복 로얄, 아디다스 러닝화 등 단가가 높은 신발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해 벤더 내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디다스의 주문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증설과 인도네시아 신규 투자 등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가 기대된다. 신발 생산 능력은 올해 전년대비 57% 증가, 내년엔 올해보다 37% 늘어날 전망이다. 화승비나의 국내 증시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부각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승인더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화승엔터프라이즈(화승비나 지분율 100%)는 지난 17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오는 10월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조현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디다스향 점유율 확대와 신발 부문 생산 능력 확대가 긍정적”이라며 “연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25%, 3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표주가를 종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구성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아디다스 네오 라벨의 고속성장과 생산 브랜드 확장, 화승엔터 상장 모멘텀 등으로 프리미엄 부여가 가능하다”며 “연간 실적도 종전대비 매출액 4.1%, 영업이익 6.0%씩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