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5.12.17 10:27:19
외국인 투자금 회수로 경제 타격 여부 변수
결제통화 다양화로 환율 변동에는 자동헤지
반도체 등 부품 수출 측면에선 달러강세 유리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국내 전자업계는 신흥국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얼마나 잘 버텨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로 TV,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들의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신흥국 경기에 추가 타격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에서 제품판매가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 금리 정상화에 나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동안 신흥국들에 투자했던 자금들을 회수하기 시작할 것으로 경고해왔다. 이는 신흥국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7일 “이번 금리 인상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라 개별 업체들은 금리 인상에 앞서 미리 회사채 발행을 완료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신흥국들도 대비를 해왔는데 그렇지 않은 나라가 있는지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국 변수를 제외하면 전자 대기업들의 우려는 크지 않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예상되는 달러 강세 등 환율 변동성에 대한 대응은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모두 달러화뿐만 아니라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다양한 통화를 결제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자동적인 환헤지 효과가 있다. 환율은 상대적인 특징으로 하나의 통화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는 하락하기 때문에 여러 통화를 사용할 경우 별도의 헤지 투자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의 부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달러 강세 현상이 이득이 된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는 핵심 전자 부품인 반도체를 대량 수출하는데 주로 달러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고스란히 이득을 본다. 디스플레이 역시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환율 효과로 부품사업에서 약 8000억원의 추가 이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