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15.08.11 14:06:29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새누리당 소속 김홍두 경기 고양시의회 의원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5·18 등을 폄훼하는 메시지를 유포한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단체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5·18 3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장과 차명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은 11일 오전 고양시청을 찾아 최성 고양시장과 이하우 시의회 부의장, 당사자인 김홍두 시의원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단체 관계자들은 김홍두 의원이 5·18을 폄훼한 데 대해 항의했다.
앞서 김의원은 지난달 24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무소속 등 시의원 17명 전원을 카카오톡 단체방에 초대해 세월호 희생자를 ‘수학여행 중 사망한 사람’으로, 5·18 희생자를 ‘5·18 폭동자’로 지칭하며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라가 빨갱이 보상으로 망하기 일보직전이다’, ‘폭동해야 대박나는 참으로 X같은 종북세상’이라는 등의 언급도 했다.
이에 5·18단체들은 “5·18 연행·구속·사망자들의 보상금은 1인당 평균 4400만원으로, 김 의원이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주장한 6억~8억원은 억지로 꾸며낸 거짓 수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나라가 빨갱이 보상으로 망하기 직전’이라며 5·18을 폭동으로, 5·18 유공자를 빨갱이로 매도했다”며 “김 의원의 소행은 국회에서 제정되고 대법원 심판으로 역사적으로 검증된 5·18을 왜곡하는 것이자 국회와 사법부에 대한 도전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역사적 사실도 분간하지 못하고 허위사실을 검증없이 무차별적으로 배포한 김 의원이 어떻게 고양시민의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스스로 망언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5·18 단체들은 김 의원에 대한 고양시의회의 엄중한 징계와 새누리당의 입장 표명 여부를 지켜보며 법률대응 등을 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김홍두 의원은 이날 “메시지는 내 견해를 담아 작성한 것이 아니라 떠돌던 자료 중 일부분을 공유하고자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였다”며 “의도치 않은 유출로 마음고생하셨을 5·18 유공자들께 사과드렸고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 의원은 “국가유공자 예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부분이 있어 동료 의원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는데 편집을 할 줄 몰라 부적절한 부분까지 모두 전달하게 됐다”며 “세월호나 5·18에 대한 비하 내용은 나의 견해가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