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 여름호, 황순원 '소나기' 이어쓰기 단편 수록

by김성곤 기자
2015.06.02 11:13:43

강소천·박목월·서정주 자녀 아버지 회고
대산초대석 최민석 "사람 이상의 가치는 없다"
21세기 신택리지 ''부산 광복로''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학교양지 ‘대산문화’ 2015년 여름호(통권 56호)가 발간됐다.

계간 대산문화는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문학교양지다.

이번 여름호에는 읽을거리가 풍성해졌다.

“그런데 참 이번 기집애는 어린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어. 글쎄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지 않어? 자기가 죽거든 자기 입던 옷을 꼭 그대루 입혀서 묻어달라구…….”

기획특집으로는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제자와 후배 소설가들이 ‘소나기’의 감동과 여운을 이어갈 오마주 단편 다섯 편을 선보였다.

황순원 선생이 생전 교편을 잡았던 경희대학교 출신의 소설가 전상국(김유정문학촌장), 박덕규(단국대 교수), 서하진(경희대 교수), 이혜경, 구병모 씨의 작품들이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아 ‘소나기’ 이후 며칠 후 혹은 10년 후에 달하는 시차 속에서도 끝나지 않은 소년과 소녀의 다음 이야기를 정통, 판타지 등의 창작 방법으로 그려내었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을 기념하는 ‘나의 아버지’ 코너에서 아동문학가 강소천, 시인 박목월·서정주 선생의 자녀가 기고를 통해 생전 아버지의 모습을 추억했다.



강소천 아동문학가의 장남인 강현구 씨는 생전에 많은 동시와 동화를 창작하고 어린이헌장을 제정했으며 대학에 아동문학강좌를 개설하는 등 여러 업적을 남긴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박목월 시인의 장남이자 평론가인 박동규 씨는 변변한 책상 없이 밥상 위에서 연필로 시를 쓰던 아버지의 모습을 추억하는 동시에 자취할 돈이 없어 학교 식물원에서 기거했던 아버지의 학창시절 이야기, 그로 인해 시인이 되고자 결심했던 별과 얽힌 이야기, 가족에겐 무뚝뚝했지만 시 만큼이나 가족을 아꼈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풀어놓았다.

서정주 시인의 장남인 서승해 씨는 늦은 나이에 변호사가 되고자 했던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아버지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시인 아버지의 위상을 더욱 절실히 깨달았던 여러 사례와 감상을 고백했다. 아울러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의 청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친일적인 글을 써야만 했던 아버지의 입장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정신적 병을 앓았던 아버지의 고통스런 시간들을 상세히 기록했다.

대산초대석에서는 극작가로 출발하여 그로테스크한 인물들을 통해 삶의 진정성과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온 현재 진행형의 작가 최인석 선생을 독특한 화법과 신선한 발상으로 주목받는 신진 작가 최민석 씨가 만나봤다.

21세기 신택리지에는 지리적 공간에 시대적, 역사적 상상력 및 개인적 체험과 사유를 더한 신 개념의 인문지리인 신택리지에 부산 광복로의 사연을 담았다.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부터 30여 년 을 부산에서 자란 손택수 시인의 글을 통해 바다와 디아스포라의 도시 부산을 살펴봤다.

아울러 지난호부터 독립된 세션으로 확대한 ‘창작의 샘’에는 위선환, 이성미의 시 각 2편, 조해진 김미월의 단편소설, 정수민의 동화, 현길언 허형만 김재영 소영현의 글밭단상 등이 실렸다.

한편 대산문화는 재단 회원들에게 배포되고 교보문고를 통해서도 판매된다. 구독을 원하는 독자는 전화(02-725-5420), 이메일(junghwa@daesan.or.kr) 등을 이용해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