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4.08.18 14:29:11
전자 계열사 총 233명, 산재 신청자 전원 보상해야
삼성전자 "기준·원칙 세운 뒤 보상 논의 확대할 것"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삼성전자(005930) 반도체·LCD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 등 중증 질환에 걸렸다고 제보한 사례가 164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은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가운데 70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삼성전기·삼성SDI·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 내 전자 계열사 피해자를 모두 합치면 233명으로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린 사람이 200명 이상인데 협상에 참여한 8명만 우선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제안한 협상 참여자 우선 보상안에 대해 8명 중 찬성 의사를 밝힌 5명의 의견에 반박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 협상단 중 나머지 3명은 포괄적인 보상기준 마련을 위해 산재 신청자 전원에 대한 보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협상 참여자 8명과 먼저 논의를 시작에 기준과 원칙을 세운 뒤 다른 피해자에 대해서도 보상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협상에 참여한 8명만 보상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성명했다.
이어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반올림 측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 안타깝다”며 “반올림 내 이견에도 불구하고 최종 협상 타결을 위해 투명하게 협상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올림 측은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점, 산재 보상을 방해한 점,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를 폭행 및 고발한 점 등에 대해 삼성이 구체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과 이인용 사장 등이 원론적인 내용의 사과를 한 데 대해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또 재발 방지와 관련해서도 반도체·LCD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약품 공개, 노동조합 설립 허용 등의 요구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