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세형 기자
2014.07.03 15:14:41
승일·대륙제관 52주 신고가..승일은 올들어 두 배 껑충
경쟁업체 철수에 제관시장 성장 기대감 더해져
경쟁사 철수 반사이익 보는 피혁업체와 유사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깡통주와 피혁주가 실적과 주가흐름에서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서너곳의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던 상황에서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도태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3일 주식시장에서 승일은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전일보다 7.54% 상승한 1만6400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주가 상승률이 100%를 웃돈다. 대륙제관(004780)은 올들어 18% 가량 올라 상승폭은 미진하지만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승일(049830) 관계사 태양(053620)도 올들어 20% 가까이 올랐다.
이들 3개 회사는 휴대용 부탄가스관과 화장품과 살충제 등을 담는 에어로졸관, 그리고 식용유와 페인트 등 일반관을 생산하는 제관업체들이다. 소위 깡통업체들이다.
국내 제관시장은 승일과 태양, 대륙제관 외에 비상장 원정제관 등 크게 4개 회사 과점체제를 이뤄 왔다. 썬연료 브랜드로 유명한 승일과 태양, 세안산업 등으로 이뤄진 썬그룹이 가장 크고, 맥스 브랜드를 가진 대륙제관, 원정제관 순이었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시장에 변화가 생겼다. 업계에 따르면 원정제관은 2012년 에어로졸관 사업에서 철수한데 이어 지난해 부탄가스관 점유율도 상당폭 줄었다. 주력인 일반관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생활용품 유통 사업에 힘을 쏟기로 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3개 업체가 박한 마진을 놓고 피말리는 사투를 벌여 왔던게 업계 현실”이라고 말했다.
원정제관 철수의 효과는 서서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에어로졸관이 주력인 승일의 영업이익은 20억5300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3% 늘었다. 대륙제관은 지난해 1분기 12억원에서 지난 1분기 15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출이 전체 매출의 40%에 달하는 태양은 환율 하락 여파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여기에 국내 화장품업계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에어로졸 시장의 성장 기대감이 덧붙여진 것도 최근 깡통주 상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피혁주와 흡사하다할 만하다. 국내 피혁업체 1, 2위인 조광피혁과 삼양통상은 올들어 두 배 넘게 오를 정도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 하락의 수혜에 더해 경쟁사의 구조적 부진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있다.
조광피혁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11년 35.3%에서 지난해 39.8%로 높아졌고, 삼양통상은 32%에서 35%로 3%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유니켐과 신우는 각각 21.4%, 11.3%이던 점유율이 18.7%와 6.5%로 축소됐다. 특히 신우는 올 4월 법정관리까지 신청한 상태다.
덕분에 지난 1분기 조광피혁과 삼양통상의 영업이익은 각각 29억원과 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원, 29억원보다 개선됐다. 달러원 환율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