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병실에 담배꽁초 가득

by한국일보 기자
2007.09.20 20:34:29

두번째 검찰조사 나선 신정아 ''수척''
고개 떨군 채 응급차 타고 검찰청사로

[한국일보 제공]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병원에 입원했던 신정아 씨가 20일 오후 두 번째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병실 밖에 모습을 드러냈다.

탈수증세를 보였던 신씨는 이날 오후 1시 15분께 서울 천호동 강동가톨릭병원 3층 병실에서 직원 부축을 받으며 평상복 차림으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이동해 정문 앞에 대기해 있던 응급차를 타고 서부지검으로 황급히 떠났다.

입원 당시보다 수척해진 신씨는 헝클어진 머리에 고개를 떨군 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을 하지 않았으며 병원 1층 로비에서는 응급차가 있는 정문까지 걸어가다몰려든 취재진에 밀려 잠시 옆으로 쓰러졌다 일어서기도 했다.

신씨를 동행한 박종록 변호사는 두번째 소환조사에 나서는 신씨를 취재하려 기자들이 몰려들자 '비키라'는 손짓을 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신씨를 부축한 병원 직원과 취재진 사이에는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신씨 소환을 앞둔 오전 10시 25분께 3층 병실을 찾아 신씨와 3시간여 심도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씨 측이 떠난 병실에서는 담배꽁초가 가득 담긴 종이컵이 발견돼 검찰 조사를 앞둔 신씨 측의 심경을 반영했다.



신씨는 전날 병원 직원에게 부탁해 반입한 과자를 봉지도 뜯지 않은 채 병실 내테이블에 그대로 뒀으며 '식사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병원 설명과는 달리 이날 아침과 점심을 3분의 1에서 절반가량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병원 측은 이날 오전 신씨의 건강검진결과를 발표하며 "신씨가 탈진한 상태지만 검찰조사는 본인이 응하면 가도 된다"며 건강상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병원 장종호 원장은 이날 병원 로비에서 "신씨 건강 검진결과 초음파상으로는 갑상선에 종양이 발견됐으며 혈액검사결과 탈수현상과 함께 약간의 빈혈이 나타났다"며 "탈수현상으로 인해 신기능이 약화됐지만 신부전증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갑상선 종양은 우연히 검사하다 발견된 것이지 건강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검찰조사를 받을 수 있다 없다를 말할 수 없지만 본인이 응하면 가도 된다"고 설명했다.

장 원장은 신씨가 검찰 조사를 희망할 경우 병원 조치를 묻는 질문에 "의사 입장에서 말리지는 않겠다"며 "3일에서 일주일 정도 입원하면 탈수증세가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