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대선후보 토론회 마감.."3人3色"

by김상욱 기자
2002.11.15 19:15:24

[edaily 김상욱기자]
ㅇ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하나포스닷컴이 주최,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대선후보 토론회가 15일 정몽준 후보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선후보 토론회는 기존 방송사들의 토론회와 달리 실시간으로 네티즌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노무현, 정몽준, 권영길 후보는 대선을 위한 바쁜 일정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회창 후보가 바쁜 일정을 이유로 토론회 막판 불참의사를 통보해 온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회창 후보는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대선토론회에도 불참했으며 합동토론도 거부한 바 있다.

반면 노무현 후보의 경우 당일 오전일정이 바빠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토론회 시간을 30분 줄이고 시작시간도 앞당기면서까지 토론회 참여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정몽준 후보도 오늘 오후 토론회와 저녁에 모 방송에서 예정된 토론회, 그 이후에는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국회회동 등으로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토론회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의 경우 오늘 토론회 준비 등으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수행한 보좌관이 전했다.

권영길 후보도 이번 토론회 참여제의를 기꺼이 수용하고 토론회 첫날부터 평소 주장해온 진보주의적 정책들을 마음껏 피력했다.

한 네티즌은 "이번 대선토론으로 대선후보들의 면면을 새롭게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며 "다만 정치, 사회, 경제 등의 각분야를 총체적으로 다루기엔 시간이 좀 짧아 아쉽다"고 밝혔다.

또 "이회창 후보가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이라며 "선거가 치뤄지기 전에 이같은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ㅇ 토론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정몽준 후보는 오늘도 이른바 "정몽준 화법"으로 민감한 질문들을 비켜나갔다.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는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두리뭉실한 답변을 했다.

중공업 지분 신탁문제에 대해서도 "이미 신탁이 끝난줄 알았다"며 "알아보겠다"고 답변, 자신의 책임을 피해나갔다. 또 낙선이 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꼭 대통령이 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정몽준 후보는 오늘 토론회중 질문의 요지와 거리가 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가령 벤처기업에 대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잘 하는게 중요하다"라는 답변을, 교사 체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질문이 너무 막연하다"며 "교사들이 나쁜 사람이냐, 좋은 사람이냐 라고 묻는 질문과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선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서도 "판사까지 지낸 사람이 검찰조사를 못 믿는다"며 "법을 공부한 사람들이 변호사도 되고, 검사도 되고, 판사도 되는데 왜 서로 못믿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ㅇ 이번 토론회는 각 대선주자들의 면면을 새롭게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각 후보들은 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평소 생각과 비전 등을 솔직하게 피력하는 등 후보들마다 각기 다른 색깔을 보였다. 다만 증시와 부동산가격 안정, 정치구조 개혁, 교육문제 등에 있어서는 다소간의 입장차에도 불구,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날 토론회에 참석한 권영길 후보는 부유세권 부과, 주한미군 단계적 철수, 호주제 철폐, 교육제도 개혁 등에 대해 다소 진보적인 주장들을 펼쳤다.

특히 자녀의 동성동본 결혼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그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진정한 진보주의자가 되기 위해 동의했다"고 회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노무현 후보는 평소 스타일대로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면 민감한 질문들에 대처해 나갔다. 토론회 전날 농민집회에서 달걀세례를 받은 것에 대해 "정치인들은 한번씩 맞아줘야 한다", "달걀을 맞고 나면 일이 잘 풀리더라"며 순발력 있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때 누구를 찍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87년엔 김영삼 전 대통령, 그 이후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찍었다"고 답변, "비밀투표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정몽준 후보와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교육문제에 있어서 "과거에 자녀교육을 위해 한달에 60만원씩 하는 과외를 한 적이 있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에비해 정몽준 후보는 민감한 질문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정 후보는 사회, 교육, 외교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전문가들과 상의해.."라며 구체적인 자신의 정책을 제시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