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현석 기자
2002.10.15 17:07:31
[edaily 최현석기자] 5일 달러/원 환율이 엔약세와 역외 매수로 전날보다 4.20원 오른 126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감가 기준으로 지난 5월16일 1269.80원이후 5개월래 최고수준이다.
역외에서는 한 해외투자은행의 강한 달러매수가 지속됐으나, 은행들이 역외선물환 만기정산(NDF 픽싱)용과 고점인식 차익성 달러매도에 나서며 환율상승이 제한됐다. 역내은행과 역외에 의해 고점과 저점이 각각 제한되자 일중 환율변동폭은 단 1.80원에 그치며 지난 4월11일 1.50원이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시황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달러/엔 상승으로 전날보다 2.70원 오른 1262원으로 거래를 시작, 9시37분 1263.20까지 오른 뒤 은행권 차익매도로 9시57분 1261.70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역외매수로 10시22분 1263.50원으로 고점을 약간 높인 뒤 1262~1263.50원에서 횡보했고 1263.40원으로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전마감가보다 70전 낮은 1262.7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역외매수로 2시4분 오전고점인 1263.50원까지 오른뒤 은행 달러매도로 추가상승이 제한된채 1262.20~1263.50원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했고 결국 1263.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역외매수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날 역외에서 장개장부터 마감직전까지 꾸준히 매수하자 은행들은 NDF 픽싱용 달러매도분과 기업네고 등을 바탕으로도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지 않았다. 잠시 매도한 뒤 재매수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조심스러운 거래가 이뤄진 것.
이날 역외매수에 대해 대체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 불안으로 주식투자분에 대한 헤지비율을 높인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다른 큰 변수를 미리 포착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은행들이 장초반에는 역외매수를 NDF 픽싱으로 생각해 무시했다가 장막판까지 역외매수가 이어지자 일부 매수로 전환하는 모습이었다"며 "역외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24.50엔대에 있는 옵션관련 매물을 소화하고 추가상승할 가능성에 베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이날 대량 달러매수에 나섰던 역외가 장 끝나고도 매수를 계속하고 있어 NDF 픽싱용 매수분외에도 뭔가가 있는 것 같다"며 "장중 네고분 등이 대부분 역외에 의해 흡수되자 은행들은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월초 분위기와 흡사..상승행진 준비하나
최근 며칠간 환율이 1260원대 진입을 시도한 뒤 이날 1260원대로 올라서는 모습이 지난 2일 1230원대로 상승하던 날 분위기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환율은 며칠간 123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둔채 1220원대 후반에서 마감된 뒤 2일 1230.40원으로 겨우 1230원대를 유지한 채 마감했었다.
2일 일중 환율 변동폭이 1.90원에 그치며 정체양상을 보였던 점도 이날 시장과 비슷하다. 환율은 1230원대로 진입한지 1주일만에 1260원대까지 급등했었다. 향후 환율 상승세 재개 가능성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1230원대 경계감이 있던 월초와 비슷하다"며 "달러/엔 124.50엔대가 뚫리면 125엔대로 바로 갈수 있어 달러/원 급등 가능성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이날 은행들의 환율조정 기대심리가 아니었으면 1270원대 상승도 가능했을 것"이라며 "달러/엔 환율만 오르면 환율이 추가상승할 수 있는 장이라 달러매도는 조심스러워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주요 지표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4.58엔대 상승과 124.19엔대로 하락을 거쳤으나 대체로 124.30엔을 중심으로 거래되며 환율 움직임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엔은 5시3분 현재 124.52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5.70원 수준을 기록중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차관은 "현재 엔화는 과도한 평가절상에 따른 가치수정중"이라고 말했다.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2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66억원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 기조가 3일째 이어지며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해 환율에는 상승제한 요인이 됐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24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6250만달러가 거래됐으며 스왑은 각각 4억1900만달러, 4억5140만달러가 체결됐다. 16일 기준환율은 1262.80원으로 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