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00.11.14 17:23:09
자금시장이 별다른 재료없는 공백상태에서 과도한 등락에 따른 "되돌림" 현상을 연출했다. 전날 크게 하락했던 증시는 자발적인 반등 시도로 낙폭 만회에 나섰고, 금리도 일단 급락에 제동을 거는데 성공했다.
14일 증시에서는 호재와 악재가 나오지 않자 미국 나스닥시장과 함께 기술적 반등을 시도했다. 외국인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였지만, 전날 급락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활발하게 유입되며 지수를 상승시켰다. 종합주가지수 550선, 코스닥지수 80선을 각각 회복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매매가 극도로 부진 양상을 보인 가운데 환율도 아래 위로 불과 1.2원 내에서 움직여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를 보였다. 환율은 다시 소폭 하락했다. 또 채권시장에서는 단기급락에 대한 부담감과 공급 물량 우위를 바탕으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7.10%를 넘어서는 등 상승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05포인트 상승한 552.99, 코스닥지수는 2.02포인트(2.59%)상승한 80.09로 마감했다. 또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2.30포인트(3.46%) 높은 68.70포인트로 마무리됐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극도의 침체 속에 전날보다 1.70원 낮은 113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또 채권시장에서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5bp 오른 7.10%, 5년물 국고채는 6bp오른 7.26%, 2년물 통안채는 6bp 오른 7.10%를 기록했다. 3년물 회사채 AA-등급은 전날보다 2bp 오른 8.28%, BBB-등급은 2bp 오른 11.75%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이 오랜만에 별다른 호재와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전날 하락폭의 절반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막판 기관의 프로그램매수와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며 종가가 하루 중 최고가로 기록됐다. 종합주가지수는 다시 550선을 살짝 넘어섰다.
거래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2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가운데 개인의 활발한 매수와 일부 기관 매수로 반등했다. 종합주가지수는 540과 550선을 상향 돌파해 결국 전날보다 14.05포인트 상승한 552.99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145억원 순매도했다. 선물시장에서는 2000계약 이상 대규모 순매수를 했지만, 11일간 지켜오던 순매수를 이날로써 마무리했다. 외국인은 현대전자 50만1000주(35억7000만원), 삼성SDI 8만1000주(39억원) 순매수하면서 삼성중공업, 한빛은행, 한전, 포철 등을 주로 샀다.
기관도 순매도로 나섰다. 총 283억원 순매도했고, 일부 프로그램매수도 유입됐다. 증권과 투신은 각각 222억원, 213억원 순매도했다. 그러나 보험과 기금은 오히려 주식을 사들여 각각 157억원, 48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매수는 142억원, 매도는 110억원으로 총 3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485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대형 블루칩은 전날과 반대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현대전자가 현대건설 자구안과 현대증권의 AIG로부터 외자 유치 등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며 활발하게 매수세가 들어왔다. 주가는 11.28% 상승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각각 4.44%, 1.35% 상승률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음식료를 비롯해 전기전자, 증권, 제약업종 등이 특히 강세를 보이며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상승한 종목은 상한가 54종목을 포함해 648종목이고, 하락한 종목은 하한가 3종목을 비롯해 173종목이다. 한편 이날 전체 거래량은 2억5304만주이고, 거래대금은 1조2863억원이다.
화려한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지며 코스닥지수가 이틀만에 80선에 복귀했다. 코스닥시장은 개인들의 매수세가 전 업종에 걸쳐 유입됐다. 개별주의 약진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100개를 넘었다. 미국 증시에서의 반도체주의 상승 영향과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로 상승 출발했고, 마감 무렵 현대문제의 타결 기대 및 개별종목 장세 기대로 매수세가 강해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02포인트(2.59%)상승한 80.09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닥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79.17)과 80선을 이틀만에 회복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2억8788만주와 1조5515억원으로 최근 한 달만에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들이 35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개별종목 장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장중 내내 매도우위를 보이다 막판 하나로통신의 자전거래를 통해 552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다. 국내기관과 기타법인은 각각 214억원과 691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104개를 포함해 472개였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6개 등 95개에 불과했다. 지수관련 대형주들은 제한적인 범위에서나마 상승세를 보이며 개별종목 장세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중 하나로통신 한국정보통신 리타워텍 등은 3% 이상 올랐다.
신규종목과 중소형 개별주들은 초강세를 보이며 화려한 종목장세를 연출했다. 신규주 가운데 엔써 인츠커뮤니티 아즈텍WB 오리콤 위닉스 가야전자 창흥정보통신 엔피케이 화림모드 삼천당제약 한광 장원엔지니어 누리텔레콤 에쎈테크 한성엘컴텍 프로소닉 이오테크닉스 오리엔텍 등이 대거 상한가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이 현대 자구안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나스닥시장의 기술적 반등을 호재로 삼아 상승했다. 특히 막판에 지수가 0.3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며 "종가=최고가"로 마감됐다. 외국인이 전날과 정반대로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월물인 선물 12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2.30포인트(3.46%) 높은 68.70포인트로 마무리됐다.
◇외환시장
달러/원 환율이 하루종일 아래 위 1.20원을 오르내리는 극도의 침체 속에 전날보다 1.70원 낮은 113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환율을 움직일 변수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가 이어졌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하락하며 출발했다. 나스닥지수 하락에 이어 국내주가가 하락세로 출발하자 개장 초부터 달러매도 심리가 강했다. 이후 환율은 등락을 거듭하다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에 의해 다시 상승하다가 결국 전날보다 1.70원 낮은 1136.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144억원 주식 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552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장중 내내 주식 순매도에 나섰지만 마감 후 하나로통신 주식의 자전거래를 통해 총 408억원 순매수로 급반전했다. 환율에는 하락요인이 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136원대 초반에서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1136원대 후반에서 전자업체 등의 네고물량이 포진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고 은행들도 투기적 거래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했다. 역외세력은 꾸준히 달러매수에 나섰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에서는 단기간 수익률 급락에 따른 부담과 공급물량 증가 등으로 수익률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7.10%로 되돌아갔다. 은행권에서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7%선으로 내려오면서 수신금리와의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고 투신권도 자금 이탈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국고채와 통안채가 4조원 이상 신규 발행된 것도 수급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3년물 국고채 2000-10호가 전날보다 2bp 낮은 7.02%에 거래되면서 7%선 하향돌파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 했으나 대기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통안채 1년물 5000억원에 대해 정기입찰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이후 시장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5년물 국고채 2000-13호는 전날보다 2bp 낮은 7.19%에서 7.23%선으로 상승했다.
오후에는 통안채 입찰결과 1년물 통안채 2870억원이 6.85%에 낙찰됐다. 이후 채권시장은 거래가 많지 않은 가운데 수익률이 조금씩 상승했다. 국고, 통안채 신규발행과 회사채, 공사채 발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건설의 서산농장을 토지공사가 위탁 매각키로 했다는 소식에도 채권시장은 무덤덤했다.
증권협회가 고시하는 3년물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5bp 오른 7.10%, 5년물 국고채는 6bp오른 7.26%, 2년물 통안채는 6bp 오른 7.10%를 기록했다. 3년물 회사채 AA-등급은 전날보다 2bp 오른 8.28%, BBB-등급은 2bp 오른 11.7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