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종성 기자
2010.08.19 18:33:59
인천지역 중소기업인들과 도시락 간담회 이어 2차 협력업체 직접 방문
"포퓰리즘 아니냐" "진정성이 의심된다" 중소기업인들 불만 쏟아내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 압력에 의해 일시적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영속적으로 상생할 테니 믿어주세요. 앞으로 더 잘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인들과 대면한 정준양 포스코(005490) 회장이 진땀을 흘렸다. 대ㆍ중소기업 협력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19일 인천지역 중소기업인들과 도시락 간담회를 갖고, 2차 협력업체 현장을 찾은 정 회장은 중소기업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이날 오랫만에 대기업 CEO와 대면한 중소기업인들은 그 동안 속으로만 앓아왔던 고민과 하소연들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정 회장이 불만 가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는 깜짝 놀랐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도시락 간담회에서 한 중소기업인은 직격탄을 쐈다. 그는 "결국 포퓰리즘 아니냐. 밖에서 상생을 외친 뒤 돌아가서는 구매담당 임원들한테 원가절감 하라고 지시한다더라.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중소기업인들도 "원자재 납품가가 현실화가 안돼 너무 힘들다", "중소기업이 특허를 출원하고 유지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등 하소연이 이어졌다. 간담회에서 진땀을 뺀 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꾸지람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정 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2차 협력업체인 선일기공과 진흥주물 생산현장을 방문했다.
이상덕 진흥주물 사장은 "대기업들이 신용평가기관들에게 의뢰해 협력업체들의 원가구조 공개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는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거부감이 강하니 시정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지금의 이익 구조로는 R&D와 환경 등에 투자가 이뤄지기 힘들다"면서 "납품단가를 현실화시켜 중소기업들이 죽지 않게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에 "기금을 조성해 중소기업들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며 "대ㆍ중소기업 협력재단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노력하고,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가서도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오후 5시께 현장 방문 행사까지 모두 마친 뒤 "직접 현장을 방문해 중소기업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고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중소기업들에 대한 R&D 자금 지원 방안과 특허관련 비용 지원 방안, 특허기술 임치제도 등에 대해 심도깊게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