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개시 힘 받나(종합)

by백종훈 기자
2008.03.06 18:19:43

외환銀, 매각주간사 `3월 선정` 제안
산업·우리銀 입장 변수..업계 `주목`

[이데일리 김현동 백종훈기자] 초대형 인수합병(M&A) 매물인 현대건설 매각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9개 채권금융기관중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이 `조기 매각개시` 카드를 던졌고,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은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업계는 이로써 지난 2006년5월 워크아웃(경영정상화절차)을 졸업한 현대건설이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9개 현대건설 채권금융기관 팀장급 실무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5개월만에 주주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외환은행은 이르면 3월중으로 매각주간사를 선정, 매각작업에 개시하자고 제안했다.

외환은행은 자료를 내고 "조속한 M&A 개시가 필요함을 주주협의회에서 설명했다"며 "3월중 운영위에 매각자문사 선정안건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매각주간사 선정후 재무실사와 우선협상자 선정을 진행, 빠르면 7~8개월후인 연내 M&A를 끝내자는 입장이다.

외환은행은 또 소위 현대건설 옛 사주의 M&A 참여여부(구사주 문제)에 대해 "매각자문사 선정후 M&A를 진행하면서 최선의 처리방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지분율 12.42%)에 못지않게 11.17%와 10.62%의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관건은 운영위원회의 향배다. 운영위원회는 외환은행과 산업은행, 우리은행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2개 은행이 찬성하면 매각주간사 선정 등 M&A 개시가 가능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오늘 매각개시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했으니 빠른 시간내에 운영위를 열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속단할 수는 없다. 산업은행의 경우 김창록 총재가 구사주 문제에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수차례 한 만큼, 매각개시에 찬성하려면 일종의 `명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워크아웃 졸업후 1년10개월동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날 주주협의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도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이 같은 외환은행의 의견에 대해 뚜렷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듣기만 했다"며 "이날 특별히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구사주 문제 해결전 반대입장을 보이다 최근 다른 은행들의 견해를 듣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는 점진적인 입장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은행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매각개시쪽으로 의견을 전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000720)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대형 종합건설사다. 토목, 건축, 플랜트, 전기, 해양 등 건설 전분야에 걸쳐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1년 3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보였지만 워크아웃을 거쳐 지난해 3600억원 가량의 흑자를 냈다. 현대건설은 이명박 대통령이 입사해 사장(1977~1988)과 회장(1988~1992)까지 지낸 회사로도 유명하다.

현대건설 주가는 6일 전일비 1.13% 오른 주당 8만9700원으로 마감됐다. 현대건설 시가총액은 9조9461억원이며, 9개 채권금융기관 지분율 49.7%의 가격은 5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다음은 최근까지 현대건설 매각논의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