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실질임금 2달째 상승…금리 인상 힘받는다
by정다슬 기자
2024.09.05 10:48:05
기본급 인상에 여름 상여금 효과 반영
0.6% 하락 시장 예상치 뒤집고 전년동기比 0.4%↑
소비자물가도 석달째 3%대…목표치 2% 안착 추세
"12월 0.25% 추가 인상" 의견 가장 많아
| 8월 23일 한 행인이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건물 앞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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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일본의 실질임금이 2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웃돌았다. 기본금이 1992년 11월 이래 최대치로 오른데 이어, 상여금도 크게 늘어난 탓이다. 임금 상승 추세가 확인되면서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후생노동성이 5일 발표한 7월 고용통계조사(속보치)에 따르면 실질임금은 전년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0.6%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과는 정반대의 결과이다.
명목임금에 해당하는 현금급여총액이 3.6% 증가했다. 기본급에 해당하는 기본근로시간 내 급여는 2.7% 증가해 전월대비 증가 폭이 커졌다. 상여금 등 특별급여도 6.2% 증가했다.
동일한 사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동사업소 베이스 기준으로도 명목임금은 4.8% 증가, 기본근로시간 내 급여는 2.9% 증가해, 이 통계치가 발표된 2016년 이래 최고치가 됐다.
일본은행(BOJ)은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구조가 강해지며, 소비자물가의 기조적 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경제·물가 추이가 예상대로 실현될 경우, 정책금리를 인상할 방침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상황이 유지될 경우,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진다.
SMBC닛코증권의 미야마에 코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계절상여금과 임금 인상분을 소급해 지급한 케이스가 있어 특별급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BOJ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설 순 없겠지만 기본급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다 이것이 순조롭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단 점에서 금리 정상화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해 춘투(일본의 봄철 임금 협상시기)에서는 평균 임금 상승률이 33년 만에 5%를 달성한 바 있다. 경단련이 지난달 7일 발표한 대기업 2024년 여름 보너스 최종 결과 집계에 따르면 평균 타결액은 94만 1594엔으로 현행 집계방법을 채용한 1981년 이래 2번째로 많았다.
실질임금 산출 과정에 반영된 소비자물가지수(자가소유자의 귀속 임대료 제외)는 7월 3.2% 증가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낮아졌지만 3개월 연속 3%대를 넘고 있다.
실질임금의 상승세가 확인되면서 5일 도쿄외환거래시장에서 달러·엔은 일시적으로 1달러=143.19엔까지 하락했다. 엔화 가치는 8월 5일 이래 최고치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6일 34명의 이코노미스트에게 조사한 바에 따르면, 65%가 연내 정책금리를 0.25%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봤다. 이 중 41%가 12월을 금리 인상 시점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