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학생 희망자 전원 밤 8시까지 '돌봄'…‘늘봄학교’ 전면 시행
by신하영 기자
2024.08.14 13:30:53
늘봄 운영 학교 2963곳→ 6363곳으로 확대
초1 34.8만명 중 28만명 희망…“전원 수용”
늘봄 행정업무 전담 인력 9104명 투입키로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초등학생 자녀를 최장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가 2학기부터 전체 학교에서 전면 시행된다. 올해는 원하는 초1 학생 모두를 수용하는 게 정책 목표다. 교육부 수요조사에서는 초1 학생 34만8000명 중 80%(28만명)가 늘봄학교 이용을 희망했으며, 희망자 전원 수용이 가능하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 지난 5월 2일 서울시 지역연계형 늘봄학교인 서울시 거점 4호 키움센터에서 서울매봉초등학교와 서울오류남초등학교 학생들이 반려동물 교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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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8월 3주부터 초등학교들이 2학기 개학을 하게 되며 이번 2학기부터 늘봄학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된다”고 밝혔다.
늘봄학교는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통합한 정책이다. 초등돌봄교실은 그간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되는 곳이 많아 학부모들의 불만이 컸다. 늘봄학교는 최장 오후 8시까지 자녀를 학교에서 돌봐주는 정책이다. 돌봄 공백을 메꿔 이른바 ‘학원 뺑뺑이’가 최소화되도록 하려는 조치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통해 올해 초1 희망자 누구나 늘봄학교 이용이 가능하게 하고 △2025년 초1~2학년 △2026년 초1~6학년으로 수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학기에는 시범적으로 2963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했다. 전체 초등학교 중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2학기부터는 전체 초등학교 6185곳과 초등과정을 운영 중인 특수학교 178곳에서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된다.
교육부 수요조사 결과 전국 초1 학생 총 34만8000명 중 80%인 28만명이 늘봄학교 이용을 희망했다. 교육부는 “희망자 전원 수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초1 학생들이 이용할 교육프로그램과 돌봄 공간이 모두 확보됐다는 얘기다.
늘봄학교는 교사에게 행정 부담을 전가하지 않아야 교사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행정업무를 담당할 전담 인력 총 9104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학교당 1.4명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주로 기간제 교사나 늘봄실무사(교육공무직, 단기 보조인력)가 늘봄학교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은 기존의 돌봄전담사와는 별개로 학생들의 하교를 돕거나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하는 역할도 맡는다.
늘봄학교에서 진행할 교육프로그램을 위해선 강사 3만5433명이 투입된다. 교육프로그램은 총 3만9118개가 마련돼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늘봄 강사 수는 총 1만8005명으로 이 중 19.6%는 교내 교사가, 나머지 80.4%는 외부 강사가 차지했다.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돌봄교실과 차이가 있다. 특히 2시간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초1 대상)을 무료로 제공하는 점이 기존 방과 후 학교와 구분되는 특징이다. 2시간 맞춤형 무료 프로그램 이후에도 추가로 원하면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방과 후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다만 2시간 무료 프로그램 이후의 방과 후 학교는 수강료를 납부해야 한다.
늘봄학교가 운영될 공간도 확보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학기 때는 늘봄 전용 교실이 1만4253실(37.3%) 운영됐으며 과학실·음악실·도서관 등 특별실을 활용한 경우는 46.1%(1만7617실)였다. 나머지는 일반교실(16.6%, 6327실)을 활용했다.
앞서 교육부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3일까지 초등학생 417명과 학부모 105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늘봄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학부모 조사에선 ‘현재 참여하고 있는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이 82.1%였다. 학생들 역시 ‘현재 참여하고 있는 늘봄 프로그램이 재미 있다’는 응답이 87.6%를 기록했다.
특히 응답 학부모 중 86.5%가 늘봄학교 정책으로 돌봄 부담이 경감됐다고 응답했다. 학부모 75.1%는 늘봄 정책으로 사교육비가 경감되거나 사교육 참여 시간이 축소됐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내년까지 각 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총괄할 늘봄지원실장 2500명을 선발해 배치할 예정이다. 지원 자격은 교육경력 5년 이상의 교사이며, 선발 시 교육전문직(임기제 교육연구사)으로 임용된다. 임기 2년이 끝난 뒤에는 다시 교사로 복귀할 수 있다.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늘봄지원실장 1452명이, 특수학교에는 42명이 배치된다. 내후년에는 초등학교에 추가로 900여명이, 2027년도에는 초등학교에 100여명이 더 배치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봄지원실장이 연중 교육청별로 선발돼 내년 초부터 각 학교에 배치될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또한 늘봄지원실장이 없는 학교의 경우 인근 학교의 늘봄지원실장 겸임하는 등 교사 업무 경감책을 별도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오석환 차관은 “올해 1학기 늘봄학교를 운영한 학교들은 이제 안정 단계에 접어들어 교육청별 자체 조사 결과 학부모 만족도가 80%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2학기에 늘봄학교를 처음 운영하는 학교에는 일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이 학교별 상황에 맞게 늘봄학교 운영을 촘촘하게 지원,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