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민 기자
2015.01.13 12:27:36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9시 13분쯤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1층에서 시작된 불은 인근 건물로 확산돼 10층과 15층짜리 건물까지 총 3개 동을 태웠다.
비교적 작은 화재가 삽시간에 큰 불로 번진 이유로는 5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와 옆 드림타운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이들 건물은 모두 10층 건물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소방법에는 11층 이상 건물부터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건물 간격이 좁았다는 지적도 일었다. 실제로 이들 건물의 간격은 불과 1.5m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상업지역에 지을 수 있다보니 일조권 적용에서도 배제돼 건물 간격이 최소 50cm만 넘으면 됐다. 대봉그린아파트에서 시작된 불이 다른 건물로 쉽게 번진 이유다.
대봉그린·드림타운 외벽도 문제였다. 이들 건물의 외벽은 내부에 스티로폼이 들어 있는 단열재 ‘드라이비트’로 마감 처리됐다. 이 소재는 값이 싸고 시공이 간편하지만, 화재에는 취약하다. 사고 당시 1층에서 발생한 불은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상층부로 번졌다.
진입도로 폭이 지나치게 좁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던 것도 조기 진화를 방해했다. 기존 공동주택의 진입도로는 폭 6m 이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연면적 660㎡ 이하 건물의 경우 4m만 넘으면 된다. 화재 직후 소방차들은 인근도로의 폭이 좁아 진입에 애를 먹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관리사무소, 놀이시설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이들 시설은 300가구가 넘는 곳에서만 의무 적용을 받는다. 해당 아파트는 관리사무소가 없어 초기 대응이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가 해당 규정을 교묘히 피해 지어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