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나원식 기자
2013.08.19 17:23:40
기업회생가치 1조1200억..청산가치 9900억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회생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STX가 극적으로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규자금 지원은 조건부로 이뤄져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STX 채권단 실사설명회를 열었다. 실사결과에 따르면 ㈜STX의 계속기업가치는 1조 1200억원으로 청산가치 9900억원에 비해 1300억원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채권단이 ㈜STX를 살렸을 경우 청산하는 것보다 회생할 경우 1300억원을 더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채권단에 ㈜STX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4000억~5500억원의 신규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채권단에서는 신규 지원 자금의 대부분이 비협약채권단의 회사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비협약 채권단이 ㈜STX 경영정상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기로 했다. 비협약채권단이 이에 동의해 확약서를 제출할 경우 채권 만기 연장 등이 이뤄져 신규자금이 필요없게 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경우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금융권에서는 비협약채권단의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결국 비협약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로 가는 수순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STX 채권은 1조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비협약채권단 보유 규모가 4000억원에 달한다”며 “이 경우 수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설명회 후 ㈜STX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방안이 담긴 자율협약 동의서를 채권단에 발송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STX의 자율협약이 체결되고, 회생절차가 진행된다.
앞서 주채권은행과 회계법인이 진행한 실사 결과 STX조선해양에는 2016년까지 총 3조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나왔고, STX엔진에는 3900억원, STX중공업은 5000억 원, 포스텍은 총 11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살리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