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지나 기자
2010.04.02 17:23:27
건설사간 수주경쟁치열..조합원 접대·향응
다음주 입찰공고..컨소시엄 윤곽 잡힐 듯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총 사업비가 4조원에 달하는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한달여 앞두고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주전은 금품살포, 향응, 상호비방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내달 중순께 시공사 선정 주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민총회를 앞두고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대림산업(000210) 등 상위 10여개 건설사들은 조합원들의 눈 도장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시공능력평가순위 1,2위 건설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주변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상품권이나 식사접대를 한다"며 "밤만 되면 인근 식당이 북적댄다"고 전했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이미 3차례 정도 서면으로 각 건설사에게 홍보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건설사로부터 입찰신청서를 받은 뒤에는 홍보공영제로 바뀌기 때문에 조합이 모든 홍보자료를 검열한 뒤 조합원들에게 배포하게 되지만 지금으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수주전이 과열되는 원인은 총 사업비 규모가 4조원에 달하는 메머드 단지이기 때문이다. 4~5개 컨소시엄이 참여해도 각사당 1조원 정도의 수주가 가능한 셈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은 도급사업이기 때문에 이익이 크지 않더라도 실적을 쌓는데 유리하다"며 "미분양 우려가 큰 수도권 택지지구 사업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둔촌주공은 다음주 중 입찰공고를 내고 그 다음주에 시공사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입찰참가신청서는 다음달 초에 마감할 계획이다.
둔촌주공은 1980년에 준공된 아파트 단지로 5층짜리 1·2단지와 10층짜리 3·4단지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5930가구다. 상가를 제외한 면적이 44만2108㎡에 달한다.
6600가구인 가락시영보다 조합원 수는 적지만 둔촌주공 3·4단지에 102㎡형과(공급면적)과 112㎡형이 있어 대지면적은 30% 정도 더 넓다.
둔촌주공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기준 용적률 190%에 기부채납과 임대아파트를 짓는 조건으로 260%까지 용적률을 확보한 상태다. 지하 2층, 지상 7~30층 규모의 9090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조합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용적률은 280%로 높아져 1만1000여가구 정도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강남권 재건축 약세가 지속되면서 둔촌주공은 주택형별로 올해 초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1~2월 7억원까지 갔던 둔촌주공 1단지 57㎡형(전용면적)이 현재 6억5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 있다. 25㎡형은 4억~4억5000만원, 둔촌주공 4단지 112㎡형은 9억4000만~9억7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