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일제 하락..`실적실망+금융불안`

by김기성 기자
2008.06.18 23:46:04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8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미국 2위 증권사인 모간스탠리와 2위 택배업체인 페덱스의 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과 지방은행인 휫스 서드의 배당금 삭감 소식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세계 금융권의 신용손실이 1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유명 헤지펀드 창업자 존 폴슨의 암울한 전망도 악재로 등장했다.

전반적으로 금융손실과 고유가 등에 따른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감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오전 10시2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073.43으로 전일대비 86.87포인트(0.71%)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27포인트(0.91%) 하락한 2435.46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40.49로 10.44포인트(0.77%) 뒷걸음질쳤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24센트 오른 134.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주 `동반 하락`..`모간스탠리·휫스서드 악재`

금융주가 모간스탠리의 실적 실망감과 휫스 서드의 배당금 삭감 소식에 동반 하락세다.

미국 2위 증권사인 모간스탠리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10억3000만달러(주당 95센트)로 전년동기대비 57%나 급감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92센트는 웃돌았다.

모간스탠리(MS)는 4.4% 떨어졌다. 메릴린치(MER)와 리먼브러더스(LEH)는 각각 3.6%와 3.9%씩 하락했다. 골드만삭스(GS)는 0.5% 밀렸다.



오하이오주 2위 은행인 휫스 서드(FITB)는 자본 확충을 위해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배당금을 66% 삭감한다는 소식에 15.5% 급락세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휫스 서드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지방은행을 팔라고 권고한 바 있다.

◇페덱스, 분기 적자..`고유가+인수비용`

미국 2위 택배업체인 페덱스(FDX)도 실적 부진 여파로 3.6% 뒷걸음질쳤다.

페덱스는 회계년도 4분기에 2억4100만달러(주당 78센트)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동기에는 6억1000만달러(주당 1.96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적자 전환은 고유가에 따른 연료비용 증가와 킨코 인수에 따른 대규모 상각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1.45달러로 팩트셋 리서치가 조사한 월가 전망치인 1.47달러를 소폭 밀돌았다.

◇"세계 신용손실 1.3조弗..절반도 못왔다"

헤지펀드 폴슨 앤 코의 창업자인 존 폴슨은 "전세계 금융권의 신용손실이 1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9450억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폴슨은 이날 모나코에서 열린 GAIM 국제 헤지펀드 컨퍼런스에 참석, "신용위기발 금융권의 부실자산 상각 규모은 전체의 3분의 1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많은 문제가 있고, 올해내내 이러한 문제는 지속될 것"이라며 "어떠한 안정화 신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슨은 또 "주택가격 하락이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미국은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의 상황이 상반기보다 악화되고, 경기침체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특히 주택시장의 악화를 불안 신호의 근원지로 지목했다.

폴슨은 또 세계 2위 채권보증업체인 암박파이낸셜에 대해 "가장 부채를 많이 활용하고 곤경에 처해있는 회사"라며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총 33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폴슨은 시장 붕괴가 불피한 거품과 같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매도해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핵심 펀드는 지난해 서브프라임 채권 가격 하락에 베팅해 591%이라는 막대한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