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 자산 39조원…찰스3세 상속분과 상속세는?[궁즉답]

by장영은 기자
2022.09.13 14:20:46

왕실 자산은 따로 관리…개인 소유 아니라 왕실 귀속
엘리자베스2세 여왕 개인재산 7000억원 중 일부 상속 가능
"군주에서 군주로의 상속"에는 세금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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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역대 최장 기간 군림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고 아들인 찰스 3세가 왕위에 올랐습니다. 영국 왕실이 소유한 재산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찰스 3세가 물려받을 재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찰스 3세가 새로운 왕으로서 영국 왕실의 재산을 관장하게 되는 것은 맞지만, 상속을 받는 것은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에 한정됩니다.

버킹엄궁. (사진= 로얄 컬렉션 트러스트 홈페이지)


미 경제지 CNBC와 포춘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국 왕실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는 약 280억달러(약 39조원)로 추정됩니다. 이 중 70%에 해당하는 195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자산은 영국 왕실 재산을 운영하는 재단인 ‘크라운 에스테이트’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75억달러(약 10조원)는 현금성 자산을 포함해 왕실 소유의 버킹엄궁, 왕세자의 작위인 콘월 공작의 자산을 비롯한 왕실 일원에게 직위에 따라 부여되는 부동산 위주의 자산 등으로 구성됩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으로 꼽혔던 영국 국왕의 거처인 버킹엄궁을 비롯해 이들 왕실 재산은 국왕이나 왕세자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왕실에 귀속된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이후 버킹엄궁의 주인은 찰스 3세가 되고, 찰스 3세가 왕에 즉위하면서 콘월 공작의 자산은 이제 그의 장남인 윌리엄 왕자의 소유가 되는 식이지요.



따라서 왕가의 일원들도 명목상 주인일 뿐 마음대로 팔 수 없으며, 수익을 정부와 나누기도 합니다. 가령 크라운 에스테이트가 관리하고 있는 왕실 재산에서 발생한 수익의 15~25%만 왕실 교부금 형식으로 왕실에 돌아가고 나머지는 국고로 들어갑니다. 2021~2022회계연도 왕실에 지급된 교부금은 약 8600만파운드(약 1384억원)였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은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AFP)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모은 개인 재산은 찰스 3세를 비롯해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는 모친으로부터 모네의 그림을 포함해 약 7000만달러(약 964억원)의 재산을 물려받았으며, 재임 기간 예술품 투자와 보석·부동산 구매 등을 통해 자산을 불렸습니다. 70년의 재임 기간 모은 엘리자베스 2세의 재산은 5억달러(약 6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재산 역시 모두 찰스 3세에게 상속되는 것은 아니고, 본인에게 지정된 몫을 물려받게 될 예정입니다. 전체 재산 중 얼마가 후계자에게 상속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상속받는 만큼 세금 역시 만만치 않을 텐데요. 영국의 명목 상속세율이 40%이니 엘리자베스 2세의 재산을 모두 상속받는다고 가정하면 찰스 3세의 상속세는 2753억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국왕 후계자에게는 상속세를 면제해준다고 합니다. 영국 정부와 왕실이 “군주에서 군주로의 상속”에는 세금을 면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찰스 3세 외에 다른 왕가 일원들이 엘리자베스 2세의 재산을 물려받는다면 상속세를 내야 하겠지요.